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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넘지 말아야 할 선"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민주노총은 대중조직이지만, 설립 취지에 맞게 규약과 규정이 있다. 특별히 '성폭력, 폭언폭행에 대해서는 절대 금지하고 처벌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다. 이 문제는 노동자 조직으로서의 정체성과 존폐가 걸려있을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자본가로부터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임무를 지닌 노동자조직이다. 여기에는 일터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성폭력, 폭언, 폭행의 위협으로부터 조합원을 보호하는 역할이 포함되어 있다. 자본가나 회사의 위계 구조에서 노동자들을 폭력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는 그들과의 투쟁이 필요하고, 내부적으로는 조합원 간의 폭력을 금지하고 엄중하게 다루는 "자정 능력"을 갖고 있어야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조직으로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벌어진 플랜트노조 충남지부에서의 테러 사건은 일반적인 폭력을 넘어선 "집단적이고 일방적인 테러"임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고 엄중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매우 우려스럽다. 더욱이 노동자조직에서 있을 수 없는 범죄행위를 두고도 내부갈등이나 일반적인 폭력사태로 축소하는 경향과 방관적 태도를 보이는 운동사회의 대응에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국가폭력과 자본가에 맞서 싸우기 위해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정당한 폭력과 이성적인 물리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당한 폭력은 투쟁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고 투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필요한 것이지 조합원 내부를 향한 폭력과는 거리가 멀다, 조합원 내부의 대립이나 권력을 위해 힘으로 강제하는데 사용하는 폭력은 노동자의 이해관계와 노동자 투쟁에 반하는 범죄행위일 뿐이다.

 

"노동자 민주주의"는 노동자 조직(노동조합)을 유지하고, 투쟁의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하고 결정하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권리"이다. 따라서 이 권리에는 다수와 소수를 구분하지 않고, 토론과 합의, 민주적 절차가 아닌 폭력적인 방법으로부터 누구나 보호받을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

 

이번 테러 사건은 노동자조직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범죄행위일 뿐 아니라, 노동자 민주주의와 조합원들의 권리를 가장 나쁜 방법으로 침해한 반노동자 행위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비껴가거나 흐리거나 방관하면서 노동자 민주주의를 논하는 것은 위선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는 이렇게 말했다. "네 이웃과 적을 죽이지 마라. 설령 그들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네 조합원에게 테러를 자행하지 마라. 설령 그들과 대립하고 있을지라도."

 

"네 이웃 노동자의 테러 피해에 눈감지 마라. 설령 그들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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