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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
레닌 전집 1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지음 | 최재훈 옮김 | AGORA | 2018년 03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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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레닌이 쓴 최초의 책, 국내 최초 번역 출간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이 스물세 살에 처음으로 쓴 책이 국내에 초역되었다.
역시 국내 최초로 출간되고 있는 120여 권 규모의 레닌 전집의 1권으로, 이 책에는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는 레닌의 글들 중 가장 오래된 글 두 편이 수록되어 있다. 1893년에 23세의 청년 레닌이 쓴 글들로, 농촌의 변화와 농민 문제를 경제적 측면에서 살핀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과 러시아의 시장경제와 초기 자본주의 발전에 대해 고찰한 「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다.

인민주의에서 마르크스주의로! 23세 청년 혁명가의 탄생

레닌은 1891년에 최고 점수를 받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1893년까지 변호사로 일했다. 이때 주로 토지소유권 분쟁에 관한 변론을 맡았는데, 지주와 마름에게 억압받는 농민들에게 무료 변론을 해주면서 농촌의 실상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니체, 헤겔, 다윈 등의 책부터 시작해서 마르크스 원전을 치열하게 탐독했다.
레닌이 이 책을 쓴 1893년은 훗날 그가 자신이 “마르크스주의자가 된 무렵”, “혁명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한 시기”라고 꼽은 때다. 그 전까지 그는 어린 나로드니크(인민주의자)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나로디즘(인민주의)과의 사상투쟁을 시작하며 ‘마르크스주의자’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나로디즘은 마르크스주의보다 30~40년 빠른 1800년대 중반에 러시아에 뿌리를 내려, 당시 마르크스주의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들과 달리 나로드니키는 러시아에서의 사회 변혁의 주체가 노동자가 아닌 농민이며, 오브시나(농민 공동체)가 혁명의 토대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러시아에는 아직 자본주의가 도입되지도 않았으며, 자본주의 발전의 단계를 건너뛰어 마르크스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로디즘과 마르크스주의의 차이가 분명하게 인식되어 있지 않았던데다, 차르 암살에 가담했다가 처형당한 형의 영향으로 인해 어린 시절의 레닌 또한 나로디즘에 매력을 느꼈다. 그런 그가 오랜 기간의 탐독과 탐색 끝에, 나로디즘에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그것을 공격하기 위해 내놓은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레닌은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에서 농촌과 농민의 사회적?경제적 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분석했으며, 「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에서는 러시아의 자본주의 발달 상황을 낱낱이 드러냄으로써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러시아에서는 자본주의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는 인민주의 이론가 보론초프의 주장을 명쾌하게 논파했다.
레닌은 자신이 주목했던 당시의 현실과 모순을 수많은 자료와 통계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데, 마르크스주의자로서의 실증적이고 냉철한 태도가 돋보인다. 레닌이 거주했던 사마라의 도서관 열람 기록을 보면, 1893년에 레닌은 그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모든 정부 통계자료와 경제 관련 논문, 출판물을 단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열람했다고 한다.
당대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과 「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의 필사본을 돌려가며 읽었고, 레닌은 일약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는 존재로 떠올랐다. 이후 레닌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서 노동계급해방투쟁동맹을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혁명가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레닌이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은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당시 러시아의 경제 상황과 사상의 흐름을 알 수 있음은 물론이고, 청년 레닌이 서서히 혁명가로 성장하는 동안 보인 태도와 발자취까지 살펴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본명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리야노프. 인류 최초의 성공한 노동자계급 혁명인 러시아 혁명을 지도하여 소련의 초대 국가원수가 되었다. 마르크스 이후 가장 위대한 혁명사상가이자 역사상 가장 뛰어난 혁명지도자로 인정받고 있다.
1870년 볼가 강변의 심비르스크에서 교육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나로드니키 운동에 참여했던 맏형 알렉산드르가 차르 암살 혐의에 연루되어 1887년 처형당한 것을 계기로, 반차르 운동과 마르크스주의에 관심을 갖게 된다. 같은 해 가을 카잔 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했으나 불법집회에 참석했다가 제적당하고, 그후 추방된 혁명가들과 사귀면서 마르크스주의 사상서를 탐독했다. 1891년 최고 점수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1893년까지 변호사로 일했다.
이후 혁명운동에 투신하여 1895년 노동계급해방투쟁동맹을 조직했으며, 체포와 유형의 세월을 거친 뒤 1900년 국외로 망명, 독일 뮌헨에서 플레하노프, 마르토프 등과 함께 《이스크라Iskra》를 창간했다. 러시아 정부의 탄압 때문에 런던에서 열린 1903년 러시아 사회민주당 대회에서 당원 자격 문제를 놓고 플레하노프, 마르토프, 트로츠키와 맞서 직업적 혁명가주의를 관철시킴으로써 볼셰비키(다수파)가 되었다.
1905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자 귀국했으나 혁명의 실패로 1907년 다시 망명하여 주로 스위스에 머물면서 연구와 저술에 전념하다가, 1917년 2월 혁명 직후 독일의 봉인열차를 타고 귀국했다. 같은 해 10월 무장봉기로 부르주아 임시정부를 전복하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정권을 수립한 다음, 1919년 제3인터내셔널인 공산주의자 인터내셔널(약칭 코민테른)을 결성했다. 1924년 1월 21일 저녁 고리키에서 뇌동맥경화증으로 사망했다.
마르크스의 과학적 사회주의 사상을 발전시켜 레닌주의를 확립했으며, 세계를 해석하는 틀을 만든 마르크스를 뛰어넘어 세계를 변혁하는 실험에 최초로 성공했던 인물이다. 제국주의와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관한 이론을 정립하고, 세계 각국의 혁명운동과 사회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역자 : 최재훈

국내의 한 인권단체에서 일하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객원 연구원으로 가 있는 동안 ‘전쟁과 점령 반대 운동’이라는 현지 단체에서도 잠시 활동했다. 지금은 ‘경계를 넘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전사의 시대』『초콜릿 탐욕을 팝니다』『숙명의 트라이앵글』(개정판)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 『괜찮아, 여긴 쿠바야』『평화를 향한 아시아의 도전』이 있다.

책 속으로

기계의 사용은 농민 생활의 상당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이는 농업에서 노동력 수요를 감소시켜, 지금도 존재하는 농업 인구의 과잉 문제를 훨씬 더 시급한 문제로 만든다. 땅 한 뙈기 없는 신세에다 이제 마을에서 남아도는 인력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외부로 일자리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농가의 수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 14쪽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소재 군들의 토지를 임차하는 건 주로 충분한 분여지와 자기 소유의 땅을 가진 잘사는 농민들이다. 미분여지, 즉 마을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더보기
기계의 사용은 농민 생활의 상당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이는 농업에서 노동력 수요를 감소시켜, 지금도 존재하는 농업 인구의 과잉 문제를 훨씬 더 시급한 문제로 만든다. 땅 한 뙈기 없는 신세에다 이제 마을에서 남아도는 인력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외부로 일자리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농가의 수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 14쪽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소재 군들의 토지를 임차하는 건 주로 충분한 분여지와 자기 소유의 땅을 가진 잘사는 농민들이다. 미분여지, 즉 마을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개인 소유와 정부 소유 토지의 임차에 있어서는 특히나 더 그렇다. 실제로 짐을 끄는 가축을 충분히 보유한 농민은 멀리 떨어진 땅을 임차할 수 있지만,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못사는 농민들은 자신들의 분여지를 경작하기에도 힘이 부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148쪽)이라고 말한다.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 30쪽

가난의 늪에 빠진 주민들의 분여지를 빌리고 더 이상 자신의 농장을 꾸려나갈 수 없게 된 농민을 노동자로 고용하는 것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착취다.
오늘날 농민층 사이의 깊어진 경제적 갈등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이 소유한 재산에 따라 농민들을 몇 개의 계층으로 나누는 데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만약 앞에서 언급한 다양성이 단순한 양적인 차이에 해당한다면 그런 구분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어떤 농민 집단은 상업적인 이윤을 목적으로 농사를 지어 엄청난 현금 수입을 얻는 반면 또 다른 집단은 농업만으로는 가족의 기본적인 요구조차 충족시킬 수 없다면, 상위 농민 집단들이 하위 집단들의 몰락을 토대로 하여 자신들의 농업을 개선시킨다면, 부유한 농민들이 상당한 규모의 노동력을 고용하는 데 비해 가난한 농민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노동력을 팔아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이러한 현상은 의심할 나위 없이 질적인 차이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때 우리의 임무는 농사 자체의 성격상 차이에 따라(즉 기술이 아닌 경제 질서에서 비롯된 농사의 특성에 따라) 농민층을 분류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농민 생활의 새로운 경제적 양상」, 62쪽

자본주의의 성장과 “시장”의 성장 사이의 관계를 논할 때 우리는 자본주의 발전이 필연적으로 산업 프롤레타리아를 포함한 전체 인구의 요구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분명한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러한 요구 수준의 상승은 대체로 상품 교환이 점점 더 빈번해짐으로 인해서 생겨나며, 그것은 다시 지리적으로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도시와 시골 주민들 사이에 접촉이 보다 더 잦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그것은 산업 프롤레타리아가 떼 지어 모여드는 집중화 현상에 의해 초래되며, 이는 그들의 계급의식과 자존감을 강화해 그들로 하여금 자본주의 체제의 약탈적 경향에 맞서 성공적인 투쟁을 벌이는 걸 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요구 수준 상승의 법칙은 유럽 역사에서 전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왔다. 한 예로, 18세기 말과 19세기 말의 프랑스 프롤레타리아나, 1840년대와 오늘날의 영국 노동자들을 비교해보기 바란다.
―「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 156~157쪽

다수의 수공업자들은 점점 더 가난해져 경제적 독립을 상실한 채 극심한 빈곤으로 침몰한 반면 얼마 안 되는 소수는 다수의 희생을 토대로 부를 쌓아 막대한 양의 자본을 축적하고 원청업자로 변신하는 동시에 시장을 독점하게 됐으며, 그로 인해 결국엔 압도적 다수의 수공업 분야에서 자본주의적 대규모 가내 생산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됐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나라 소생산자들 사이의 이러한 양극화 경향의 존재는 자본주의와 대규모 빈곤화가 서로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서로가 서로를 조건 짓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며, 자본주의가 이미 러시아 경제 생활의 주된 배경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박의 여지 없이 입증해준다.
농민층의 해체라는 사실이 “시장의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해준다고 말해도 전혀 모순되지 않는 건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또한 악명 높은 “시장 문제”에 관한 바로 그 (현재의) 설명방식은 수많은 불합리한 구석들을 감추고 있다는 점 역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 162~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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