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는 어용세력을 넘어 끝까지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어떻게 비난하고 있는가?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이하 계급정당추진위)는 최근 낸 재능투쟁 관련 입장서에서 “학습지노조 내의 분열의 양 당사자들은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켜 왔을 뿐이다. ...... 양 당사자는 투쟁과 교섭 결과를 두고 아전인수식 주장을 하고 있지만, 양자 모두 그 책임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양 당사자는 노동조합 내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규율과 토론으로 대립을 해소하고 단결하라”고 촉구했다.

 이 입장서의 발표일자는 2014년 7월 31일이다. 1년 6개월 전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투쟁이 종탑과 환구단으로 나뉘면서 사람들이 ‘분열’을 우려했던 2013년 당시도 아니다. 모든 상황이 객관적으로 드러나, 어용세력과 어용을 넘어 투쟁하려는 세력 간의 대립이라는 기본 사실이 분명해진 오늘 이 시점에 “양측 다 분열에 책임” “아전인수식 주장” 운운하는 입장서를 낸 것이다. 계급정당을 건설하겠다는 조직의 현실 인식이 이런 것이라는 데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1년 여 동안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지 않았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입장서이다.

 입장서는 한편으로 윤희찬의 경찰고발을 비판한다.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투쟁 3인 동지에 대해 종탑 어용세력이 자행한 조합원 제명 및 법적 소송에 대해 이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이미 운동진영 내에서 윤희찬과 종탑 어용세력에 대한 공분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계급정당추진위도 내부의 회원들이 그에 대한 조직의 입장을 낼 것을 요구하였고, 그에 따라 입장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윤희찬의 경찰고발 당시, 노동운동 내 9개 정치조직들이 공동 연서명으로 규탄 성명서 (링크참고: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cool&id=47958&page=1&s1=name&s2=subject&s_arg=%C0%B1%C8%F1%C2%F9 )를 낸 바 있다. 이 때 계급정당추진위는 연서명 제안을 거부했었다. 이제 뒤늦게라도 윤희찬의 어용 행위에 대한 비판 입장을 낸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상황에 밀려 마지못해 입장을 냈다’는 판단을 지울 수 없다. 그 점은 입장서 후반부에서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투쟁 3인 동지에 대해, 어용세력과 똑같이 분열의 책임을 지우고, “투쟁과 교섭 결과를 두고 아전인수식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매도하는 데에서 확인된다.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투쟁승리를 위한 지원대책위원회> (이하 재능지대위)는 지난 1월 21일 재능교육지부 양측에 ‘단체협약 즉각 체결을 위한 투쟁방안 토론’을 제안했었다. 그러나 종탑측은 이를 거절했다. 이는 단순히 투쟁방안을 놓고 양측이 차이를 보인 것이 아니다. 한쪽이 아예 투쟁을 회피했고 어떤 투쟁도 할 생각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이점은 7월 4일 종탑 측에 의해서 열린 잠정합의안 설명회에서도 드러났다. 종탑 어용세력은 “작년 8. 26 합의 후 단체협약이 지켜지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투쟁하지 않은 것은 평가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상회복” 했다고 그렇게 주장하던 단체협약이 사측에 의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데도, 투쟁할 생각이 없었음을 스스로의 입으로 확인시켜 준 것이다.

 이처럼 투쟁을 회피한 어용세력과 이에 맞서 어용을 넘어서려는 투쟁세력 간에 “투쟁과 교섭 결과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이 사실들은 공개되어 널리 알려져 있고, 특히 7월 4일 잠정합의안 설명회에서의 투쟁 회피 발언은 영상으로까지 공개됐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계급정당추진위는 그럼에도 양 당사자가 “투쟁과 교섭 결과를 두고 아전인수식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계급정당추진위는 답변해야 한다. 어용세력은 종탑에서 내려온 이래 단 한 번도 사측에 맞서 투쟁하지 않았다. 오히려 3인의 투쟁을 방해하고 윤희찬을 사주, 경찰 고발하여 투쟁을 파괴하려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3인 동지와 재능지대위가 그간 여러 문서들을 통해 밝히고 주장해 온 것들이 모두 “아전인수식 주장”인가?

 어용세력은 종탑에서 내려오면서 사측과의 ‘8.26 합의’로 파렴치한 사기극을 벌였다. 이어 올해 7월, 스스로 말해온 단체협약 상의 핵심 조항을 사측에게 모조리 내준 합의안을 ‘성과’라고 내세우며 만 6년간의 재능교육 투쟁을 스스로 부정했다. 종탑 어용세력의 이 같은 “교섭 결과”에 대해서는 또 어떠한가? 3인 동지와 재능지대위가 문서들을 통해 그 “교섭 결과”의 기만성과 어용성을 폭로해 온 것도 모두 “아전인수식 주장”인가? 이러한 종탑세력의 어용행각에 맞서 2400일이 넘도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분열” 행위인가?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키는 행위인가? 계급정당추진위는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

 “단결”을 촉구하는 계급정당추진위 입장서는 종탑 어용세력이 ‘8.26 합의’로 내려온 이래 근 1년 동안 객관적으로 드러난 상황과 사실들에 대해 철저히 회피하고 모른 체 하고 있다. 종탑농성 당시 재능교육 투쟁 내부 사정에 대해 잘 알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문제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분열을 우려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1년 동안 3인 동지의 투쟁으로 그리고 종탑 세력 스스로의 어용행각으로 모든 상황들이 드러난 오늘 이 시점에도, 종탑 어용세력의 탄압과 투쟁파괴 책동에 맞서 2420일 재능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에도 “분열의 양 당사자들”, “양쪽 다 책임” 운운하며 “단결”을 촉구하는 계급정당추진위 입장서는 사실상 종탑 어용세력의 쓰레기 단협안을 수용하고 투쟁을 접으라는 이야기로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계급정당추진위는 지난 7월 중순에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이 재능 문제를 자본의 법정으로 가져가는 것에 반대하여, 운동적으로 해결하고자 펼친 중재노력을 종탑 어용세력들이 최종적으로 불참 통보하며 무산시킨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계급정당추진위는 여전히 종탑 어용세력과의 “단결”을 촉구하고 있다. 계급정당추진위에게 묻는다. 정녕 단결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어용세력이 종탑에서 내려온 이래 근 1년 동안 객관적으로 드러난 상황과 사실들에 대해 성실하게 검토, 평가해야한다. 그리고 먼저 계급정당추진위 스스로 누구와 단결해야 할지를 판단하라. 어용세력과 단결할 것인지, 아니면 어용에 반대하여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단결할 것인지.


2014년 8월 5일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투쟁승리를 위한 지원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