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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일을 넘길 수는 없습니다”
파인텍 끝장투쟁 선포 기자회견


‘노동존중사회’를 열겠다고 다짐했던 문재인 정부에서 세계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이 연신 경신되고 있다. 오늘로 택시노동자 김재주의 전주시청 앞 조명탑 고공농성은 무려 459일에 달했고,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박준호의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농성은 390일에 이르고 있다.
무릇 사람이 있어야 할 곳은 땅 위이고 노동자가 돌아가야 할 곳은 일터이지만, 하늘 높은 곳에서 스스로 깃발이 되고 메아리가 된 이들의 시간은 어느새 1년을 훌쩍 넘겼다.


3년 4개월 전 408일의 굴뚝농성을 끝낸 스타케미칼(현 파인텍) 해고노동자 차광호의 세계 최장기 하늘살이 숫자는 급기야 ‘낡은 기록’이 될 지경이다. 스타케미칼 구미공장 굴뚝에서 하늘살이 408일을 먼저 지냈던 차광호, 그리고 지금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하늘살이 400일에 다다른 홍기탁․박준호, 세 노동자의 체공滯空 시간은 도합 800일에 가깝다. 이처럼 끔찍한 기록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하기를 반길 노동자가 과연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문제해결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 변하고 있는 것은 하염없이 더해가는 날짜뿐만이 아니다. 거친 풍파와 혹한, 폭염을 사시사철 맨몸으로 견디며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도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열악한 고공농성 환경과 사태 장기화라는 악재가 겹쳐 노동자들의 기력은 눈에 띄게 저하되었다. 고공농성 중 5회에 걸친 의료진의 검진 결과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음을 말해준다. 의료진에 따르면 “비좁은 공간으로 인한 운동량 부족, 불충분한 영양 섭취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 홍기탁․박준호 두 노동자의 신체 기능은 현저하게 떨어졌고,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390일 동안 파인텍 노동자들이 줄곧 요구한 것은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었다. 차광호 노동자가 2014년 5월 27일부터 이듬해 7월 8일까지, 무려 408일이라는 극한의 시간을 스타케미칼 구미공장 굴뚝 위에서 보내고 나서야 모기업 스타플렉스 대표이사인 김세권이 노조-고용-단체협약 ‘3승계’를 약속했지만 이는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두 번의 고공농성은 물론,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 앞 1인시위와 집중결의대회, 면담요구투쟁 등 셀 수 없이 많은 싸움이 있었음에도 김세권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어렵게 맺은 노사합의를 헌 신짝처럼 내던진 회사, 노조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는 회사에 대해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중재에 한계가 있다.”는 정부 책임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교섭 요구조차 일절 거부하며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스타플렉스 김세권의 노골적인 책임 회피 앞에서, 형식적 중립만 지키려는 정부의 태도야말로 ‘노동존중사회’, ‘공정사회’에 반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자본의 폭거와 권력의 묵인’이라는 본질을 허울 좋은 중재로 가리면서 노동자 민중을 말라 죽이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파인텍 노동자들이 75미터 하늘 위로 쫓겨난 이유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와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은 오늘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으로 전국의 ‘파인텍 하루조합원’들과 함께 끝장투쟁에 나선다. 굴뚝 위 노동자들을 ‘두 번째 408일’이 오기 전에 땅에서 만나겠다는 절실한 마음을 모아, 4박5일간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며 정부와 사측의 결자해지를 재차 촉구할 것이다.

지금 당장 김세권은 대화에 나서야 한다. 노동부와 정부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단호히 해결해야 한다.
만약 이번 오체투지 행진에도 불구하고 스타플렉스 김세권이 여전히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체 없이 2차 투쟁을 선포할 것이다.
이제 우리 온 민중이 염원하는 ‘적폐청산’, ‘사람다운 세상’을 앞당기기 위한 첫 걸음으로 파인텍 노동자들의 싸움이 환한 웃음과 함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자. 무엇보다 굴뚝 위 노동자들을 ‘두 번째 408일’이 오기 전에 땅에서 만나게 하자.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등 시민사회는 408일이 오기전 파인텍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장투쟁에 연대의 힘을 모아낼 것이다.


- 우리의 요구 -
하나. 문재인 정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묻고 문제 해결에 나서라!
하나. 스타플렉스 김세권은 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에 진정성 있게 임하라!
하나. 모기업 스타플렉스로 5명의 파인텍 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하라!



2018년 12월 6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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