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사유화하려는 박근혜 정권에 맞선
저항의 움직임을 만들어 나가자!
박근혜 정권은 결국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고야 말았다. 90%가 넘는 역사 교사들이 반대하였음에도, 사회적 문제에 잘 나서지 않던 역사 전공 교수들이 집단 반발을 하였음에도, 심지어 보수언론들까지 합세하여 국정화에 반대 의견을 밝혔음에도 박근혜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온갖 추문과 논란에도 결코 지는 싸움을 해본 적이 없는 집권 3년차 박근혜 정권은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켜낸 것이다.
역사 서술은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 중 무엇을 취사선택하고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역사 서술이 정치적 행위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특히나 역사교과서는 국가가 공인한 ‘공식 역사’가 된다는 점에서, 교과서 서술을 둘러싸고는 한층 치열한 갈등과 다툼이 발생하게 된다. 하물며 그 역사라는 것이 40여년 간의 식민 지배와 30여년 간의 독재로 얼룩져 있다면, 게다가 식민과 독재의 잔재는 청산된 적이 없고 당시의 지배세력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면, 지배 세력이 ‘공식 역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구성하려는 욕망을 가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요컨대, 남한의 지배계급은 친일과 독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자신들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마땅히 수행해야할 과업을 지금 실천에 옮기고 있다. 다만 그 과정이 너무나 적나라하며, 너무나 노골적일 뿐.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지배의 정당성을 획득하려는 지배계급의 권력의지의 산물이라면, 우리 노동자민중은 역사를 사유화하려는 지배계급의 시도에 맞서 싸워야 한다. 남한의 역사에는 식민지 시기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그리고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의 독재에 맞서 싸우며 해방을 꿈꾸어 왔던 노동자민중의 피와 땀이 서려있다. 오늘날 우리가 이정도의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는 것은 탄압과 착취에 맞서 역사를 이끌어왔던 노동자민중의 투쟁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적 과오 및 이를 변화시키고자 한 피억압 계급의 희망과 좌절의 역사를 교과서에 제대로 담는 것만이 자라나는 세대들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전국의 대학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맞선 저항의 흐름들이 형성되고 있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기자회견 참여와 서명, 개인 명의 자보 게시 등의 형태로 국정화 반대 운동에 함께하고 있다. 11월 초 행정예고 기간 만료될 때까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남아있다. 박근혜 정권에 맞선 전민중적 투쟁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하고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자!
2015년 10월 17일
변혁적 현장실천 노동자계급정당 추진위원회 학생위원회(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