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포스코·이지테크 양우권 열사와 하이디스 배재형 열사의 죽음은 자본에 의한 살인이다

by 추진위 posted May 1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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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으로 나서자

포스코·이지테크 양우권 열사와 하이디스 배재형 열사의 죽음은 자본에 의한 살인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으로 나서자 


또 다시 죽음의 소식들이 들려왔다.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이지테크 노동자 양우권(50)과 하이디스 노동자 배재형(45). 집요한 노동조합 파괴공작에 맞서 싸워온 비정규직 노동자 양우권 열사가 5월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데 이어, ‘기업인수와 기술유출에 이은 집단해고’라는 자본의 전형적인 ‘먹튀’ 행각에 맞서 싸워온 하이디스 노동자, 배재형 열사가 5월 11일 다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양우권 열사의 죽음

비정규직 노동자, 양우권은 98년부터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17년을 일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이 회장으로 있는 EG그룹의 계열사인 이지테크라는 업체였다. 양우권 열사를 포함한 사내하청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설립했지만, 돌아온 것은 노조파괴의 칼날이었다. 헌법에 나와있다는 노동3권은 현실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50여명의 조합원들이 떠나갔지만 양우권 열사는 혼자서도 포기하지 않고 싸웠고, 포스코와 사내하청업체인 이지테크는 그런 양우권 열사를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다.


양우권 열사는 2011년 4월 1차로 해고당했고, 이에 대한 소송에서 양우권 열사가 승리하자 사측은 그를 복직시키는커녕, 다시 해고했다. 1, 2차 해고에 대한 5차례의 법적판결 모두에서 양우권 열사는 승소했지만, 2014년 5월 사측은 그를 동료들이 있는 생산현장으로 복귀시키는 대신 제철소 밖의 사무실에 홀로 대기시켰고, 이것도 모자라 CCTV로 감시하기까지 했다. ‘분수도 모르고 비정규직이 날뛰었다가는 이런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최소한의 존엄조차 파괴하는 부당노동행위였다. 이 처사의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이를 사진으로 촬영하자, 심지어 감봉과 정직 처분을 내리기까지 했다.


당시 양우권 열사를 포함한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노동자들은 불법파견 소송을 진행중이었다. 그리고 재판부는 2014년 2월로 예정되었었던 불법파견소송에 대한 고등법원 판결을 올해까지 도합 3차례나 연기했다. 현대·기아·GM 등, 금속사업장에 대한 불법파견 판결이 줄을 있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자본과 국가권력의 눈치를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철강생산은 <고로→제강→열연→냉연→입고>의 과정을 일관된 흐름으로 거치게되는 바, 법리 상으로도 포스코가 불법파견을 저지르고 있음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만약 양우권 열사와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이미 포스코 정규직’임을 인정받았다면, 아니,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저임금과 인간적 모멸로 내모는 파견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는 왜 죽음을 택했겠는가.



배재형 열사의 죽음


지난 3월, 하이디스테크놀로지는 377명의 노동자 중 335명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했다. 하이디스의 지회장을 역임했던 배재형 열사를 비롯한 109명의 동지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투쟁해왔지만, 사측은 노동자들의 생존을 끝까지 짓밟았다. 하이디스 사측은 지난 5월1일의 노동절 집회투쟁을 빌미로 거액의 손배를 청구했고, 손배를 빌미로 투쟁하는 노동자 전체를 희망퇴직으로 내보내라고 협박한 것이다. 배재형 열사는 이런 파렴치한 자본에 결국 죽음을 택했다.


하이디스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게 된 과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이디스의 모회사가 현대전자에서 중국 BOE로(2002년), 중국 BOE에서 대만의 E잉크로(2008년) 바뀌는 과정에서, 1719명의 노동자들은 현재의 377명으로 줄었다. <먹튀자본의 기업인수→ 핵심기술유출과 기획부도 → 집단해고>의 과정이 BOE, E잉크 자본에 의해 진행되어왔다.


하이디스 자본은 수익이 나지 않아 사업을 정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2013년 약 580억, 2014년 약 1,200억의 특허수입이 발생했다. 이미 계약이 확정되어 향후 10년간 들어오게될 하이디스의 기술 사용료만 해도 5천억원에 이른다.

하이디스의 모회사인 E잉크 자본은 애초에 생산시설의 확충에는 관심이 없었고, 하이디스의 기술을 팔아 현금을 챙기려했던 것이다. E잉크가 하이디스를 인수하기 전, 이미 BOE 자본에 의해 4331건의 핵심기술이 유출된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10년간, 이미 수 차례의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거쳐 2000여명에 달하던 노동자들 중 1/4만 남은 상황이다. 대체 언제까지 거듭된 먹튀의 과정 속에 노동자만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가. 대체 언제까지 투기 자본에 의한 노동자들의 죽음이 용인되어야 하는가.



죽음으로 호소한 양우권, 배재형 열사의 뜻을 기억하자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양동운 지회장, 그리고 동지 여러분.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하십시오. 멀리서 하늘에서 연대하겠습니다.”

“하이디스 투쟁 꼭 승리할 수 있도록 계속 연대해주세요. … 억압과 착취, 탄압이 없는 세상으로 먼저 가 미안합니다.”


양우권 열사와 배재형 열사가 유서에 남긴 말들이다. 정리해고제, 파견법과 비정규직화, 투기자본의 악랄한 손배가압류로 인해 두 열사는 목숨을 던져야했다. 자본가들은 정리해고와 불법파견으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국가권력은 불법적 비정규직 사용과 기술유출에 이은 노동자집단해고를 묵인·방조·조장해왔다. 이런 죽음이 포스코에만, 하이디스에만 있겠는가. 오직 이윤을 위해 굴러가는 자본주의사회의 모든 곳에서 노동자들은 죽어갈 수밖에 없다.

두 열사의 의지를 가슴에 새기고,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손배가압류 없는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다. 더 나아가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자본주의 그 자체와 투쟁해갈 것이다.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는 두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포스코·이지테크 자본과 하이디스 자본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포스코·이지테크는 양우권 열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라!

포스코는 노조탄압을 중단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포스코는 불법파견을 중단하고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포스코는 유가족 배상대책을 마련하라!

하이디스·E잉크는 배재형 열사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하이디스·E잉크는 기술유출에 이은 공장폐쇄시도를 중단하고 정리해고를 철회하라!

하이디스·E잉크는 유가족 배상대책을 마련하라!

2015년 5월 13일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