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절망의 공장 현대중공업에서 또다시 벌어진 산재사망사고, 이제 원하청 노동자들의 단결로 죽음의 행렬을 끊어내자!

by 추진위 posted May 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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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노동조합 집단가입으로 원청사용자 직접책임, 작업중지권 쟁취 실현하자!

작년 한 해 13명의 노동자들이 작업 중 재해로 목숨을 잃었던 ‘죽음의 공장’ 현대중공업에서 또다시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했다. 5월14일 오전 9시10분 경,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하청노동자 박모 씨(38세)가 1안벽 의장공장 옆 삼거리에서 엔진납품용 덤프트럭과 추돌하여, 하반신이 절단되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이 날 사고는 트랜스포터(선박조립용 대형블록을 이동하는 데 쓰이는 특수차량)가 이동 중인 것을 보고 운행방향을 급히 선회한 덤프트럭 운전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박 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 포함)에서는 중대재해로 희생되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월등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작년에 일어난 산재사망사고 13건은 모두 사내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죽음이었다. 이번 산재사망사고의 재해자 또한 선행의장 부문의 사내하청업체인 (주)삼덕산업 소속 노동자였다.

울산 산업재해추방운동연합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산하 조선/해양 3사의 산재사망사고 연도별 발생 횟수는 2000년 7건에서 2014년 13건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4월13일, 민주노총을 비롯한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존엄안전위원회와 산재사망대책마련을위한공동캠페인단은 ‘2015년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 발표했는데, 제조업 부문에서는 현대중공업이 1위를 차지했다. 최근 10년 동안의 산재사망 통계에서도 현대중공업에서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은 무려 74명에 달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산재를 줄인 공로’로 현대중공업에 지난 해에만 170억 원의 산재보험료를 감면해줬다. 건설업을 제외하면 지난 10년 간 가장 많은 산재사망사고를 일으킨 기업이 현대중공업인데도,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에 원청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는 현행 산재보험료율 특례제 덕분이었다.

더구나,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내하청노동자들은 작업 중 재해를 입더라도, 해고나 업체폐업, 블랙리스트 등의 불이익이 두려워 산재처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이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한국사회에서 단일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4만767명)하고 있어, ‘나쁜 일자리’ 양산하는 기업으로도 악명 높다. 이처럼 자본의 이윤만을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위험을 외주화’하고, 급기야 최근에는 1천500명에 달하는 과장급 이상 노동자들을 희망퇴직시킨 데 이어, 사무직 여직원 600여 명에 대한 구조조정도 강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 원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착취와 탄압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절망을 희망으로 변모시킬 고무적인 소식도 함께 들려오고 있다. 지난 4월말부터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조가 공동으로 하청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집단가입 캠페인을 벌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에 십 수명씩 산업재해로 죽어나가는 ‘절망의 공장’ 현대중공업에서 봄바람처럼 살랑이는 희망이 마침내 4만 여 하청노동자들의 심장을 고동치게 하고 있다. 우천시 작업, 심야노동, 혼재작업 등 생산목표 달성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현대중공업 자본이나 정부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에 한 줌의 관심조차 기울일 생각이 없다. 노동조합을 통해 하청노동자들이 단결을 꾀하고, 그 힘으로 위험작업에 대한 작업중지권을 쟁취하고 진짜사장인 현대중공업에 책임을 묻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요원한 미래가 아닐 것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죽음의 행렬을 멈추고, 현대중공업 원하청노동자들이 살 맛 나는 일터의 주인으로 나서는 그 길에,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도 끝까지 연대하고자 한다.


2015년 5월 14일

변혁적 현장실천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