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경찰청 의경부대 영양사들을 지금 당장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by 추진위 posted Jun 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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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영양사들을 일회용품 취급하는 경찰청을 규탄한다!

경찰청이 의경부대의 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사들 가운데 기간제 근무 2년째를 맞는 1기 영양사 37명에 대해 6월 30일 부로 집단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지난 2010년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전의경 급식비(끼니당 1,940원)가 초등학생 급식비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사실과 각 부대에 영양사 및 조리사 배치율이 8.2%에 불과하다는 점이 밝혀져 커다란 사회적 논란이 됐었다. 그에 따라, 국회는 2012년 경찰청 예산안 의결 당시, 전국 138개소의 의경부대 집단급식소를 대상으로 2015년까지 3개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영양사를 채용, 배치키로 결정한 바 있다. 경찰청은 바로 그 결정에 의해 채용된 영양사들을 집단계약해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비위생적인 조리환경과 영양을 고려하지 않은 엉터리 식단 등의 문제로 경찰청 의경부대의 급식은 형편없이 부실했었지만, 2013년부터 영양사들이 배치되면서 이러한 문제들이 차츰차츰 개선되기 시작했다. 영양사 배치 전에는 정기적인 청소나 관리가 되지 않아 조리실 후드에서 기름이 뚝뚝 배어나올 정도로 불결했고, 제대로 된 조리기구조차 갖추지 않은 곳이 부지기수였다. 채용 당시 전국 경찰청 예하 의경부대에 배속된 영양사들의 숫자는 44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들은 많게는 서너 곳의 의경부대를 오가며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는 데 온 힘을 쏟았고, 그 결과 의경부대의 열악한 조리환경과 급식실태는 눈에 띄게 향상됐다.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불안정한 처지에 한 달 120만원도 되지 않는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도, 영양사들은 채용 당시 무기계약직 전환을 수 차례 약속했던 경찰청을 굳게 믿어왔다. 그러나, 경찰청은 1기 영양사들의 계약만료가 임박하자 갑자기 말을 바꿨다.

1기 영양사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한달 여 앞둔 지난 5월 8일, 경찰청은 “2015년 6월 30일 부로 계약을 만료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더니, 집단해고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예산 부족을 이유로 무기계약직 전환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청의 이처럼 무책임한 처사는, 심지어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공공부문의 노동자들을 2015년까지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는 정부 지침과도 정면 배치는 결정이다. 예산 부족 운운하면서 경찰청 영양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할 책임을 저버리고 있는 경찰청은 더 이상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정부 행정기관인 경찰청이 의경부대 영양사들에 대한 집단해고를 강행하려는 것만 보더라도,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이 얼마나 기만적인 것인지 명명백백히 드러난다. 박근혜정부가 진정으로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앞장서려 한다면, 정부 산하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집단해고 사태부터 지금 당장 철회해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부터 즉각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겉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실제로는 공공부문을 필두로 전체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데 여념이 없는 박근혜정부의 반노동정책을 폐기시키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15년 6월 8일

변혁적 현장실천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