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이재용 구속, 재벌독재 청산의 시작이다
- 모든 재벌총수를 구속하고 범죄자산 일체를 환수하자
마침내 특검이 이재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독 이재용 앞에서 멈춰선 특검은 몇 차례에 걸쳐 영장청구 결정을 미뤘지만, 백일하에 드러난 재벌의 뇌물범죄에 눈감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구속 여부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남아 있고 그 죄를 재판정에서 다투어야 하지만,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는 재벌총수구속을 외쳐온 광장투쟁이 만들어낸 성과임이 분명하다.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보수세력은 재벌총수 구속이 국가경제를 위태롭게 한다며 이재용 구속은 안 된다는 여론전을 펼쳤다. 삼성 같은 재벌 덕에 국민이 먹고살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재벌이 국민을 먹여 살린 것이 아니라 국민의 혈세가 재벌을 먹여 살렸다. 각종 세제 특혜, 공적자금과 구제금융으로 재벌에 혈세가 흘러들어 갔다. 총수일가는 재벌이라는 거대생산 수단을 사적으로 지배해왔음은 물론, 행정·입법·사법·감사에 이르는 국가권력의 모든 영역을, 곧 사회와 국가 자체를 지배해왔다. 이재용이 정권에 300억 이상의 뇌물을 공여해 경영세습을 완수한 것은 사태의 적나라한 본질을 드러낸다. 삼성과 국가권력의 공모로 민중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은 6천억 원의 손실을, 이재용은 본인은 3조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얻었다.
박근혜 게이트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미르·K스포츠재단이 세상에 알려지면서다. 정권과 재벌의 뇌물수수공모가 사태의 본질이다. 재벌은 몸통이며 박근혜 일당은 수수료를 챙기는 재벌의 위탁사업자였다. 노동개악, 산업구조조정, 민영화 등 정부의 이름을 달고 나온 정책들은 모두 재벌의 수임사업이었음이 드러났다. 재벌은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며 정부 자체를 사들였고, 그 힘으로 국가 자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것이 재벌독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무한임기의 무소불위 권력, 재벌의 독재를 청산하자. 지난 70년의 역사가 드러내듯 대통령과 정권이 바뀌어도 재벌은 자신의 지배를 새 정권에 관철할 것이다. 특검의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는 “재벌도 공범이다, 재벌총수 구속하라”고 외친 광장의 힘으로 가능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드리운 재벌독재의 그늘을 걷어낼 때다.
지난 14일, 삼성전자 반도체·LCD 공장에서 79번째 직업병 희생자가 나왔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현대차의 노조파괴 공작으로 동료 한광호를 잃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불법적 비정규직 양산과 무자비한 노조파괴에도 정몽구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고, 오히려 공장 전체를 비정규직으로 채워가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힘겹게 이에 맞서고 있다.
재벌독재 아래 노동자들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시민권은 물론 최소한의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재벌이 정권에 건넨 뇌물에는 죽어간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 이재용 구속은 재벌독재 청산의 시작일 뿐이다. 이재용을 비롯해 정몽구, 신동빈, 최태원 등 뇌물공여에 연루된 모든 재벌총수를 구속하고 그 범죄자산 일체를 환수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의 청산은 또한 재벌독재의 청산이어야 한다. 노동3권을 포함한 모든 노동권을 실질화 하자. 불안정·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를 종식하자. “박근혜 퇴진”은 우리의 삶을 바꾸기 위함이다. 재벌독재를 끝내자.
2017년 1월 16일
사회변혁노동자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