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6개월 전 BGF리테일의 책임방기 속에 죽어간 CU편의점 노동자

by 사회변혁노동자당 posted Jun 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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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노동자가 일하다 죽었다. 언제까지 묵살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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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6개월 전 BGF리테일의 책임방기 속에 죽어간 CU편의점 노동자

- 노동자가 일하다 죽었다. 언제까지 묵살할텐가?


2016년 지난 12월 14일, 경북 경산의 한 CU 편의점에서 일하던 알바노동자가 고객에게 피살되었다. 폐쇄적인 편의점 가판대 구조,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에서의 심야 근무, 경찰의 늑장대응이 중첩된 결과였다. 그리고 사건 수습 과정에서 CU 편의점의 원청인 BGF리테일은 일말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유감을 표명하고 발빠르게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피해자의 벗들과 유가족이 나서서 BGF리테일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본사가 책임지는 대책 마련과 집행계획을 요구했다.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기자회견, 일인시위를 이어갔다. 벌써 세 차례 교섭요청을 했으나 BGF리테일은 응하지 않았다. 지난 3월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워 유감을 표명하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대책을 언론에 배포했을 뿐이다. 자체 대책으로 ‘안전편의점’ 이라는 이름으로 안전바, 경찰신고버튼을 추가한 편의점 구조를 공개했지만 편의점에서 노동하는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을뿐더러 추가된 안전설비를 설치할 비용을 누가 책임지고 완수할지도 미지수다. 유동인구가 없는 지역에서 편의점에서 1인근무로 심야노동을 해야 하는 환경을 개선할 근본적인 대책도 물론 포함하지 않았다. 아무 응답도 없는 BGF리테일의 안하무인격 태도에 보다 못해 6월 14일 대책위가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BGF리테일이 면피하는 것보다 본사의 책임은 분명하다. 현재 편의점 운영은 가맹점주에게 무리한 심야개점을 강요하는 계약형태, 가맹점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안전에 책임지지 않으면서 이윤만 수취하는 구조로 행해진다. 본사는 가맹점에 정교한 규칙과 기준을 구축하고 영업시간 규칙, 재고관리, 청결유지, 영업방식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지도, 통제한다. 일일송금제도로 매일의 수익을 전부 본사로 송금하여 영업이익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한다.

하지만 본사는 비용을 비대칭적으로 부담하면서 영업위험은 가맹점주에 전가하고 수익을 높은 비율로 꼬박꼬박 수취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편의점에서는 숱한 폭행사건, 성폭력, 휴게시간 미적용, 최저임금법 위반, 안전사고 등 각종 폐단이 방치되었다. 불공정거래조건에 처해 있는 가맹점주가 알바노동자를 열악한 노동으로 내몰도록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본사가 자체대책을 마련했다 하더라도 본사의 직접 책임성과 관리감독 의무를 인정하지 않는 한 눈가리고 아웅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편의점 산업은 CU, GS, 세븐일레븐 세 업체가 전체 업계의 90%를 차지하는 가운데 2001년 대비 점포 수가 아홉 배 증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대자본이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편의점 노동자와 저소득 가맹점주의 고통과 피해는 심화해왔다.

사건이 발생하던 시기에 전국 각지에서는 불평등한 재벌체제와 박근혜정권의 유착과 전횡에 분노하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사이 한 도시에서는 본사의 방관 속에 편의점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있었다. 박근혜 정권이 퇴진하고 재벌개혁, 적폐청산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지만 편의점 노동자의 죽음은 반 년이 지난 지금도 BGF리테일로부터 어떤 사과를 받지도 못했다. 또다시 같은 사건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현실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가 노동조건에서도 방치되고, 죽어서도 본사의 책임방기에 처해 있는 현실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BGF리테일이 고인과 유족 앞에 직접 사과하고 보상할 것과 편의점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을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2017년 6월 14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