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노조파괴 8년에는 침묵하더니, 노동자는 1달 만에 구속하는가

by 사회변혁노동자당 posted Dec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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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유성기업 조합원 구속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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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조파괴 8년에는 침묵하더니, 노동자는 1달 만에 구속하는가

- 유성기업 조합원 구속 규탄한다



어제(27일) 새벽 1시 유성기업 노동자 2명이 회사 임원에 대한 폭행 건으로 구속되었다. 지난 24일에는 경찰이 한 조합원을 집 앞에서 강제로 체포해갔다. 다른 조합원들에 대한 무더기 소환조사도 진행 중이다. 사건 직후 경찰은 재빠르게 합동감사단을 구성했고, 결국 한 달 만에 법원은 속전속결로 노동자들을 구속시켰다.


경찰과 사법부, 공권력의 존재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장장 8년에 걸쳐 진행 중인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대해서도 이렇게 신속히 대응해 범죄자인 사측과 현대차 재벌을 처벌했다면 이번 사태는 일어나지도 않았다. 유성기업 사측이 불법 직장폐쇄를 강행하고 용역깡패들을 대거 동원해 노동자들에게 조직적 테러를 자행할 때 공권력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깡패들이 승합차로 조합원들을 들이받아 살인행위나 다름없는 짓을 저지르고, 각목과 소화기를 내던져 노동자들의 두개골이 함몰되어 중환자실에 실려 가는 동안 경찰은 용역폭력을 제지하기는커녕 방패를 들어 조합원들을 폭행했다. ‘물론’, 자본과 국가의 폭력은 전혀 처벌되지 않았다. 공권력은 노조파괴의 공범이었다.


자본과 보수언론, 정부여당까지 나서서 ‘노조의 불법행위’ 운운하며 조합원들을 폭도인양 몰고 있지만,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밤에는 잠 좀 자자’며 투쟁을 시작했던 유성기업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참혹한 물리적 폭력만이 아니었다. 지난 8년간 조합원들은 민주노조에 소속되어 있다는 이유로 CCTV를 이용한 일상적 감시, 괴롭힘, 감봉과 징계, 고소고발에 시달려왔다. 조합원 상당수가 노조파괴의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우울증을 앓고 있고, 정신건강 산재 승인을 받은 조합원만 9명이다. 결국 지난 2016년에는 한광호 조합원이 탄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헌법이 보장한다는 노조 할 권리가 자본에 의해 박살나고, 노동자들의 삶을 피폐한 지경으로 몰아넣어 결국 목숨까지 빼앗아간 8년의 범죄가 버젓이 저질러지는 동안 국가는 어디에도 없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를 불기소 처분했던 검찰은 지난 4월에는 과거사위원회 재조사 대상에서조차 이 살인범죄를 제외시켰다.


노동자는 두들겨 맞아도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동료가 살해당해도 그저 입 닫고 시키는 대로 일만 해야 하는가? 자본이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아도 국가는 오히려 그 범죄자들을 비호하는데, 울분이 쌓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것 아닌가? 지난달 폭행을 당한 유성기업 임원은 현장에서 노조파괴를 직접 지휘하고 조합원들에 대한 각종 징계와 고소고발에 앞장섰던 장본인이다. 공권력이 진작 노조파괴 범죄자들을 엄중 처벌했다면, 노동자들이 분을 참지 못해 범죄자를 직접 폭행하는 일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유성기업 회장 유시영은 고작 1년 2개월의 실형을 살고 나온 뒤 노조파괴를 여전히 지속하고 있고, 이 범죄행위를 총괄 기획한 현대차재벌의 책임자 정몽구는 단 한 번도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법원은 어제 두 노동자를 구속하며 ‘도주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것만 보더라도 재판부가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얼마나 무지한지 드러난다. 유성기업 조합원들은 지난 8년간 사측의 잔혹한 범죄행위에 도망치기는커녕 뒤돌아보지 않고 버티며 맞서 싸워왔다. 지금 감옥에 있어야 할 것은 정몽구를 비롯해 노조파괴를 기획하고 실행한 현대차와 유성기업 경영진, 그리고 이들에 빌붙어 노동권을 유린하는 데 공조했던 검찰과 경찰, 공권력 책임자들이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노동자에 대한 편파수사와 구속을 강력히 규탄하며, 노조파괴 분쇄를 외치면서 투쟁을 이어가는 유성기업 조합원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2018년 12월 28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