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안희정 성폭력사건 유죄판결 환영한다

by 사회변혁노동자당 posted Feb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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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안희정 2심 선고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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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안희정 성폭력사건 유죄판결 환영한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판결이 나오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2월 1일 안희정 성폭력사건 2심판결에서 3년 6개월의 실형 선고와 법정구속이 이루어졌다. 2018년 3월 피해자의 폭로 이후 11개월 만에 나온 유죄판결이다. 그간 지옥의 불구덩이를 오갔던 피해자의 상처난 마음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심 재판부는 ‘위력의 존재와 위력의 행사’를 무리하게 구분했던 1심 판결과 달리, 안희정이 ”현직 도지사이자 차기 대권주자라는 위력을 행사해서 성관계를 맺었다”고 판결했다. 위력에 대해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던 기존의 판결들과 달리 “안 전지사의 지위와 권세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했고, “지방 별정직공무원의 임면 징계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안희정과 수행비서였던 피해자간의 무형의 위계가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또한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성정이나 상황에 따라 피해자의 행동은 달라질수 있다”고 적시하면서, ‘피해자다움’에 대한 왜곡된 잣대를 깨고 피해자의 진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성폭력피해 이후 수행비서로서 행해야 할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마치 ‘피해자답지 않다’는 프레임을 씌워 피해자 진술을 불신했던 1심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주요한 증거인 안희정의 진술번복도 놓치지 않았다. 안희정이 폭로 직후 페이스북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입니다.”라고 게재해 놓고, 추후 이를 뒤엎고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것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희정의 유죄판결을 이끌어낸 것은 1심의 무죄판결이후 불같이 타올랐던 많은 이들의 분노와 투쟁이었다. 1심판결 직후 진행된 미투집회에는 2만 명이 운집했고, 무죄판결에 분노한 이들은 ‘안희정도 유죄! 사법부도 유죄!’를 외쳤다. 미투운동은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만이 가득했던 사법부에서 '우월적 지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유죄판결을 이끌어냈다.


물론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안희정은 즉각 상고했고,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있다. 미투운동 이후에도 수많은 피해자들이 법원의 가해자중심 판결에 다시금 상처받아야 했고, 아직도 많은 피해자들이 다음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회의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아직도 더 많은 선례가 필요하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아직도 피해자를 꽃뱀으로, 불륜녀로 공격하는 비뚤어진 시선이다. 법조계는 이례적 형량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언론은 이를 받아 적는다. 일각에선 김경수 안희정 판결에 대한 법원의 행보를 묶어 문재인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전선을 치고, 보수세력의 봉기, 사법농단 세력의 정치적 판결이라는 프레임을 들이댄다. 성폭행 사건에 불륜, 무고라는 단어를 들이밀어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려는 시도 역시 멈추지 않고 있다.


이 사회가 공기처럼 당연시해온 가해자중심적 사고에 파열구를 내고, 가해자에게 부여된 권력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그 뿌리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함께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성차별적 억압구조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제도, 이데올로기를 바꿔나가는 길에 사회변혁노동자당이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2019년 2월 2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