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민이 낸 보험료로 사회적 기생충을 배불리지 마라

by 사회변혁노동자당 posted Mar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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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민간위탁 중단하고 건강보험고객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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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국민이 낸 보험료로 사회적 기생충을 배불리지 마라

- 민간위탁 중단하고 건강보험고객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라

 

 

 

3월 10일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월 25일, 1차 파업을 멈추고 현장으로 복귀한 지 2주 만이다. 건강보험공단 사측이 ‘고객센터 민간위탁 중단과 직영 전환’ 요구를 철저히 묵살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다시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고객센터 직영 전환이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극히 정당하다. 공공부문 민간위탁, 즉 국가의 책임을 자본에 위탁하는 것 자체가 해악이기 때문이다.

 

 

첫째, 민간위탁은 국민이 낸 보험료로 민간위탁 업자를 배불린다. 민간위탁 업자가 챙기는 모든 이윤은 공단이 업자에게 주는 도급비에서 나오고, 그 도급비는 보험료에서 나온다. 고객상담을 위한 장소·시설은 물론 교육과 관리 모두 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지만, 민간위탁 업자는 가만히 앉아 노동자 1인당 월 100만 원가량을 ‘관리비’로 챙기는 것이다. 이처럼 민간위탁의 본질은 인건비 중간착취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중단하지 않는 한, 국민이 낸 보험료는 오늘도 민간위탁 업자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이들이 사회적 기생충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둘째, 민간위탁은 살인적 노동강도와 노동인권침해를 일상화한다. 민간위탁 자본에게는 ‘콜 수’가 곧 매출인바,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담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동자를 감시하고 통제해왔다. 그 결과, 공단 직영이던 상담업무가 민영화된 2006년 이후 상담노동자들은 살인적 노동강도에 시달려왔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4만 건, 1인 평균 120건의 상담을 처리한다. 상담사들은 평균 2분 30초 안에 상담을 마쳐야 한다고 강요받아왔고, 3분 넘게 상담을 진행한 노동자는 ‘저성과자’로 치부되었다.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기저귀를 차고 상담하는 노동자, 생리휴가를 요구하자 생리대 제출을 요구받는 노동자 등 극심한 인권침해는 고객센터 노동자의 일상이다.

 

 

셋째, 민간위탁은 자본에게 전 국민 개인정보 열람권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름·전화번호·주소·의료기록·재산·소득 등, 건강보험공단에는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있다. 이런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일을 자본에 위탁해서는 안 된다. 이는 언제라도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국가가 자본에게 개인정보 취급을 위탁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다.

 

 

혹자는 콜센터는 부수적 업무이니 위탁해도 된다고 한다. 그러나 부수적 업무는 없다. 실제로 고객센터 노동자의 일은 단지 ‘전화를 받는 것’ 뿐만이 아니다. 고객센터 노동자는 고객의 말을 듣고 그 요구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담당부서로 인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듯 콜센터 노동자가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업무 전반을 숙지해야 하며, 그 종류는 건강보험 자격관리·부과·징수는 물론, 건강검진과 장기요양보험 등 1,060여 가지에 달한다.

 

 

‘공공부문을 공공부문답게 운영하라’ - 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요구다.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라.

 

 

 

2021년 3월 11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