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당 성명] 쿠팡노동자는 정말 안전한가?

by 사회변혁노동자당 posted Jun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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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목 덕평메가센터 대형화재 사건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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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노동자는 정말 안전한가?

덕평메가센터 대형화재 사건에 부쳐

 

지난 6월 17일 쿠팡 덕평메가센터에서 화재가 났다. 화재가 난 덕평메가센터는 지상 4층, 지하 2층 연면적 12만7178.58㎡(3만8000여평) 규모로, 인천·대구와 함께 쿠팡의 3대 메가 물류센터로 불린다.

 

화재발생원인은 작은 스파크로 추정되지만, 크고 복잡한 구조와 인화성 물질이 가득한 탓에 센터 전 구역으로 번진 화재가 하루가 지나도 잡히지 않으며 전소되기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해 이천 한익익스프레스 물류센터 대형화재 참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칫 지난 이천 물류센터 화재와 같은 참사가 반복될 뻔하며 다시금 물류센터가 얼마나 화재에 취약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쿠팡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줄곧 물류센터에서의 화재 예방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또한 물류센터의 설계와 구조부터 운영까지, 언제라도 화재가 날 시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해왔다. 

 

시설 자체가 화재 시 대피하기 어렵게 폐쇄적인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환기 시설의 부재와 잦은 화재예방 시설의 고장, 얽혀있는 수많은 전선으로 인한 누전 위험 등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끔찍한 인명참사가 불 보듯 뻔하지만 쿠팡의 대처는 안일하다.

 

2018년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사고가 이미 한번 발생했다. 그 당시에도 화재로 인한 연기가 가득 쌓였음에도 노동자에게 작업을 시켜 노동자 인권침해가 논란이 되었다. 심지어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를 해고하며 안전한 일터를 요구하는 정당한 노동자를 되레 탄압했다. 불과 3년 후 같은 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결국 센터가 전소된 오늘의 현실에서 쿠팡의 노동환경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러나 오히려 쿠팡의 태도는 안일함을 넘어 비겁하다. 화재 5시간 만에 김범석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화재로 인한 중대재해기업처벌을 의식한 책임면피용 사퇴의 의혹이 짙다. 이제까지는 노동자를 소모하고 갈아치우는 방식으로 안전한 일터를 만들 책임을 회피했다면, 오늘은 책임자를 갈아치우는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줄곧 언론은 ‘택배 차질, ’로켓배송 차질‘과 같이 노동자의 안전이 아닌 쿠팡의 손실과 소비자의 불편함만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소모하는 방식으로 추구하는 이윤과 편리함은 정당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덕평물류센터 대형화재는 더 이상 쿠팡이 노동자를 위험한 일터에 방치한 채로 있을 수 없다는 경종을 울린다. 최근 쿠팡물류사업장에서도 노동조합이 결성되며 노동자인권과 안전이 보장되는 일터를 요구하기에 나섰다. 이에 쿠팡은 그간 노동자를 소모하는 악질기업의 관행을 벗고, 조금 느리더라도 안전하게, 단 하루를 일해도 존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6월 18일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