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범열사가 돌아가신지 6개월, 탐욕의 삼성이 또 한명의 노동자를 죽였다.
지난 5월17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 염호석열사가 “제가 속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때 장례를 치러 주세요. 그리고 저의 유해는 남김없이 해가 뜨는 이곳 정동진에 뿌려주세요.”라고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금속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유족인 부친과 함께 유서의 내용을 확인한 후 염호석열사의 뜻을 지켜주겠노라 다짐하였고 5월18일 새벽 1시30분 경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에 안치했다. 그리고 부친은 장례에 대한 모든 것을 금속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위임하였다.
그러나 삼성은 재빨리 이에 대응했고 유가족을 회유하였다. 또한 시신이 서울에 안치되기 전부터 장례식장에 삼성 상황실장이라 자칭하는 자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 현장 상황을 파악하였고, 이미 삼성전자관리자들로 보이는 자들이 장례식장을 배회하였다. 결국 부친은 장례를 위임한지 1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며 입장을 번복하였고 그날 저녁 8시 경 300여명의 경찰들은 장례식장에 난입하였다. 경찰은 열사의 시신을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최루액을 쏘고 방패로 찍는 등의 폭력과 27명을 연행하며 시신을 탈취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우리는 치떨리는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14일 삼성반도체의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자들에 대해 사과하고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사과의 말이 귓가에서 사라지기도 전 5월17일 염호석열사를 죽였고 시신을 탈취하는 인면수심의 만행을 저질렀다.
삼성자본은 수많은 노동자들을 직업병으로 죽였고 자신들과 상관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으며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 최종범열사에 이어 염호석열사를 죽였다. 삼성은 답하라.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을 더 죽일 것인가!
삼성자본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탄압하기 위해 해운대, 아산, 이천센터를 의도적으로 폐업하고 노동자들을 해고자로 만들어 길거리로 내몰았다. 건당수수료 체계로 비수기때 월 100만원도 받지 못했고 노조활동을 하는 간부들은 염호석열사처럼 월 70여만원, 40여만원을 받게 하여 생계를 위협했다. 삼성은 노동조합을 만들어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삼성자본의 살인을 두고 볼 수 없다.
금속노조는 즉시 염호석열사대책위를 구성하여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하였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또한 5월19일부터 전조합원 무기한 전면파업 삼성본관 노숙농성에 돌입하였다. 우리는 최종범열사의 주검앞에 제2의 최종범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염호석열사의 시신을 지켜내지 못했다. 노조설립 10개월만에 2명의 열사가 발생했고 이는 삼성자본이 얼마나 악랄하게 노동자들을 고통과 벼랑 끝에 몰아넣었는지 보여주고 있다.
치떨리는 삼성자본의 살인행위를 용서할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단 한명도 죽게 하지 않을 것이며 삼성의 살인을 막기 위해 싸워나갈 것이다.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는 그 길 가장 선두에서 삼성자본에 맞서 염호석열사의 정신을 계승하여 온 힘을 다하여 투쟁하고 또 투쟁할 것이다.
2014년 5월 19일
변혁적 현장실천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