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위원장이 통합을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와 여당은 대선때의 거짓말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차 있다”며 “민주당의 김한길과 새정치 안철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께 약속대로 기초선거 공천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철수가 낡은 정치의 표상으로 공격해왔던 민주당을 ‘새정치’의 동반자로 삼은 단 하나의 이유로 ‘기초공천 폐지’를 들었다. 이들은 정권교체를 위한 신당의 4가지 약속 가운데 기초공천 폐지를 첫 번째로 걸었다. 노동자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와 무관할 뿐만 아니라 정치개혁의 핵심 과제도 아닌 기초공천 폐지를 새정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은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다.
이날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여당만 공천한다는 것은 대선공약을 스스로 파기하는 것”이라며 “대선공약대로 여당도 무공천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한길과 안철수가 만들 신당은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을 영입대상으로 삼으면 된다. 만약 새누리당이 기초공천 폐지에 동의한다면 새누리당과 통합하면 되는 것이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한국 정치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재벌과 부자들만을 위한 정치였다. 비정규직 900만 지옥을 만든 정리해고제, 파견법, 비정규직법은 모두 민주당 정권에서 시작됐다.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재벌과 부자들의 금고에 넣어준 것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한 치도 다르지 않았다. 선거 때만 되면 노동자와 서민을 찾아다니다 선거가 끝나면 재벌과 부자들의 품에 안긴 ‘거짓 정치’는 지금 박근혜만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런 비판을 우려했는지 이들은 기초공천 폐지와 함께 대선 불법 개입 진상 규명, 경제주체와 동반성장과 복지국가 민생 중심주의,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 통일을 걸었다.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온갖 정부기관을 총동원해 불법으로 권력을 찬탈한 박근혜 퇴진을 외치지 않고 진상규명만 하는 것이 새정치인가? 노동자 서민들의 고통의 근원인 재벌과 동반성장하는 것이 새정치인가? 불법경영과 위장도급, 산업재해의 주범인 삼성 이건희와 현대차 정몽구를 구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재벌과 상생하는 것이 새정치인가? 튼튼한 안보라는 이름으로 남북대결을 강화하고 군비경쟁을 일삼는 것이 새정치인가?
새정치는 현대차, 삼성전자서비스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함께 하는 정치다. 새정치는 재벌에게 값싼 전기를 퍼주기 위해 밀양 주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투쟁에 함께 하는 정치다. 새정치는 진정한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제주해군기지를 막아내는 투쟁을 하고 있는 제주 강정 주민들과 함께 하는 정치다.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 노조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유성기업 희망버스에 함께 하는 정치다.
1% 재벌과 부자들을 위해 99% 서민의 삶과 자연과 평화를 파괴하는 탐욕스런 자본주의를 유지 강화하는 정치는 낡은 정치, 사라져야 할 정치다. 우리는 썩은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하기 위해 투쟁하는 민중들과 함께 노동자 민중의 정치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2014년 3월 2일
변혁적현장실천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