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박근혜 퇴진, 광장항쟁의 위대한 승리
- 두 눈 부릅뜨고 세상을 바꾸는 투쟁으로 나아가자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변은 없었고, 수구세력은 승리를 훔쳐가지 못했다. 연인원 1,500만을 훌쩍 넘긴 광장은 넉 달이 넘도록 박근혜 퇴진을 외쳤고, 그 힘은 우물쭈물하던 국회의 탄핵소추를 끌어낸 데 이어 보수적 헌재까지 만장일치로 탄핵을 인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철옹성 같았던 정권은 전국적 항쟁 앞에 여지없이 무너졌고 그 수장 박근혜는 파면되었다. 이것은 분명 노동자 민중의 위대한 승리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헌법재판소 판결이 가지는 한계 역시 분명하다. 헌법재판소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가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는 탄핵 판단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박근혜 정권과 재벌의 공모에 대해서 역시, 박근혜의 행위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고,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말로 재벌의 국가 지배라는 사태 본질을 가렸다. 곧, 헌법재판소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최순실의 사익추구를 위한 박근혜의 권한남용’이라는 권력행사의 ‘형식’이었을 뿐, 그 권력의 본질적 내용이 아니었다. 체제는 헌법재판소의 입을 빌어 말하고 있음이다. “민중은 스스로 권력을 행사할 수 없고, 오직 그 권력을 누군가에게 위임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한다. 정권이 남긴 적폐는 너무도 많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이름표만 바꿔 단 박근혜 정권의 공범들은 박근혜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조차 모든 개혁입법을 가로막아왔다. 세월호의 진실은 여전히 묻혀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성주에서는 막무가내 사드배치를 위한 군사작전이 진행 중이고 이도 모자라 서울에도 미사일이 배치되고 있다. 국정교과서는 올해부터 학교현장에 배포될 예정이다. 철도와 에너지 민영화 역시 정권이 세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공범, 재벌체제는 어떠한가. 정권과 뇌물거래를 통해 노동개악 등 청부입법을 강행하고 경영세습을 비롯한 각종 특혜를 누린 재벌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구속된 이재용과 삼성은 법정에서 자신의 모든 범죄행위를 부정하고 있다. CJ, 롯데, SK 등은 이제 수사에 착수해야 하는 상황이고 현대차는 언급조차 되고 있지 않다.
다른 세상을 열겠다는 보수야당에게 중요한 것은 대선뿐이다. 정권과 재벌의 공모가 백일하에 드러나 79년 만에 삼성그룹의 총수가 구속된 상황에서조차, 보수야당은 재벌을 비호해왔다.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전윤철은 ‘악성노조로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발언으로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양산, 노동개악의 주범 재벌들을 비호했고, 또한 문재인이 영입한 삼성 임원 출신 민주당 최고위원 양향자는 반올림의 삼성본관 앞 농성을 두고 ‘귀족노조’, ‘전문시위꾼’, ‘용서가 안된다’는 망언으로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을 모욕했다. 박근혜가 파면된 지금에도 국가를 지배하는 재벌의 권력은 건재하다. 보수야당이 정권을 장악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많은 길을 걸어왔지만, 우리는 아직 더 많은 길을 가야한다.
광장으로 결집한 노동자 민중은 박근혜 퇴진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이제 박근혜가 만들어놓은 세상, 재벌이 만들어놓은 세상을 끝낼 차례다. 박근혜와 그 공범들을 모조리 구속 처벌하고, 뇌물까지 쥐여주며 우리 삶을 망쳐놓은 재벌체제를 청산하자. 우리는 끝없이 주저하는 보수야당에게 운명을 위임하지 않고 전진해왔다. 스스로 역사를 만든 광장의 노동자 민중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발 더 나아가자. 우리 삶을, 또한 세상을 바꾸는 투쟁으로!
2017년 3월 10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