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조선소 대량해고 중단하라! 조선소 블랙리스트 철폐하자!
- 노동3권은 노동자의 천부인권이다
4월 11일 새벽, 현대미포조선 하청노동자 2인이 울산 동구 남목고개 고가도로 기둥에 올랐다. 조선소 블랙리스트로 인한 해고 때문이다. 고공농성에 들어간 2인은 노동조합, 즉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그로 인해 업체폐업 이후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되어 4월 9일 해고되었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조직부장 전영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대의원 이성호다.
조선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블랙리스트는 일상이다. 노동조합을 했다는 이유로,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회사 측이 만든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재취업이 불가능해진다. 노동자에게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곧 죽음과 같으며, 이 공포를 무릅쓰고 노동조합에 가입할 사람은 많지 않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이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씨를 말려왔다.
지난 2년간 6만 조선 노동자들이 해고당했다. 현대중공업에서만 2만 명이 잘려나갔다. 업체폐업,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상여금 삭감, 연월차 강제사용은 조선소의 일상이다. 대량해고와 무차별 임금삭감으로 조선소 노동자의 생존권이 박탈당하고 있음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저항하는 순간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조선소 원·하청 자본은 블랙리스트로 헌법조차 보장하는 노동3권을 원천에서 무력화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조선소를 지옥의 사업장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노동3권이 보장되지 않는 조선소가 무자비한 구조조정을 거치며 더 힘들고, 더 위험한 곳이 되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 결과 구조조정으로 밀려나지 않은 노동자들 역시 죽어 나간다. 조선소 노동자들은 구조물에 깔려서, 고공에서 추락해서, 지게차에 치여서 죽어가고 있다. 2016년, 11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현대중공업에서 사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비정규직 대량해고 중단하라. 노동자는 쓰다 버리는 부품이 아니다. 노동3권 인정하라. 그것은 불가침의 권리다. 정몽준의 사재를 몰수하고 경영권을 박탈하자. 현대중공업이라는 노동지옥을 만들어낸 악질자본가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조선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싸울 것이다.
2016년 4월 11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