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트랜스여성 A씨의 목소리는 또 다른 이들에게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되어야 한다
- 숙명여대 트랜스여성 A씨 입학 포기에 부쳐
성전환 수술을 받고 202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숙명여대에 합격한 트랜스여성 A씨가 2월 7일 입학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고 사회에 알렸을 때 마주하게 될 고충과 어려움을 알고서도 감내하고자 했던 그녀의 용기가 큰 상처가 되었을까봐 안타까운 마음이다. 트랜스여성 A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합격 소식이 알려지고 입학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면서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며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되고 반대를 당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 몇 안 되는 희망조차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언행을 보면서 두려웠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숨죽이며 살아야 했던 트랜스젠더들이 최근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사회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기는커녕 온갖 혐오와 차별로 일터와 학교에서 쫓아냈다. 이들은 죄도 없고 숨어서 살아야 할 이유도 없다. 성 정체성을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해야 할 이유도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가치관과 성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사회는 수많은 사람의 가치관과 성 정체성을 성별 이분법으로만 나누고 이에 맞는 성 역할을 강요해왔다.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에게 요구되는 성 역할을 강요하는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바꾸기 위해 싸워왔다. 트랜스젠더 역시 성별 이분법과 이에 맞는 성 역할에 맞춰 살아갈 것을 강요하는 사회 구조에 맞서는 투쟁을 통해 더 넓고 다양한 성 정체성을 스스로 확장해왔다는 점에서 결코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일각에서 대중의 성 소수자 혐오 발화에 동조해,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를 여성의 공간을 침범하는 침입자로 규정하며 성 소수자 혐오를 강화하고 있는 흐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변혁당은 변희수 하사와 숙명여대 트랜스여성 A씨가 어떠한 성 정체성이든 관계없이 이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으며 공부하고,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한,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트랜스젠더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더 많이 들릴 수 있도록, 변혁당은 성별 이분법을 강제하면서 차별과 배제를 양산하는 사회에 맞서 싸워나갈 것이다.
2020년 2월 7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