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세종호텔은 김상진 전 위원장에 대한 부당해고를 철회하라
- 과잉투자의 책임을 왜 노동자들이 져야 하는가?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에 앞장선 민주노조(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노동조합)에 대한 사측의 탄압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4월 15일, 사측은 세종호텔노조 김상진 전 위원장에게 ‘직무명령 위반’과 ‘무단결근’을 이유로 징계해고를 통보했다.
사태의 배경은 1년 전으로 돌아간다. 2015년 1월, 세종호텔 노동자 김상진은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의 임기를 마치고 현업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사측은 김상진 전 위원장에게, 그가 지난 23년간 해왔던 객실 판촉·홍보 업무가 아닌 연회장 웨이터 업무를 배치했다. 누가 보아도 노동조합 파괴를 위한 부당전보에 지나지 않았다. 김상진 전 위원장이 부당전보를 거부하며 1년 넘게 완강히 투쟁하자, 사측은 징계해고로 응수했다.
세종호텔 자본의 노조탄압은 김상진 전 위원장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사측은 조합원들을 기존에 수행했던 직무와 무관한 부서로 전환배치 해왔다. 지난 5년 사이 사측이 강제로 전환배치한 조합원은 21명에 달한다.
이러한 대량의 강제전보는 민주노조를 말살하겠다는 노림수다. 세종호텔노조 조합원들을 신설부서, 또는 기존 업무와는 관련이 없는 부서로 배치한 뒤, 급여도 매년 10% 이상 삭감했다는 것은 명백히 민주노조를 표적으로 한 인사보복이다. 그 자체로 학대행위인 강제전보를 통해 노동자들을 위축시키고, 노동조합으로의 단결을 무너뜨림으로써 고강도 현장통제 체제를 구축하고, 종국에는 민주노조를 뿌리 뽑으려는 것이다.
사측의 공격은 민주노조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미 사측은 친기업 성향의 연합노조와 연봉제 도입을 합의했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새로운 직무 및 성과기준에 따라 임금을 대폭 깎았다. 그동안 사측은 ‘실적저하’를 빌미로 임금삭감, 강제퇴직, 비정규직 확대 등 구조조정을 강행했다. 그렇다면 이른바 ‘실적저하’의 실체는 무엇인가. 업황과 역행하는 무리한 시설투자다. 세종호텔 사측은 지난 5년 간 끊임 없이 시설을 증축해왔다. 심지어 2015년 12월 28일에도 종로에 호텔을 새로 짓기 위해 건설업체 입찰공고를 냈다. 이것이 사측이 말하는 실적악화의 실체다.
사측은 이를 빌미로 노조탄압과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 그 결과 세종호텔의 노동조건은 현저하게 악화했다. 5년 전, 3백 명에 달했던 정규직 노동자들은 급기야 1백40명 수준으로 곤두박질쳤고, 정규직이 사라진 자리는 촉탁계약직, 단시간 아르바이트, 외주용역업체 파견직 등 각종 비정규직으로 채워져 있다. 쫓겨나가는 정규직과 그 자리를 채우는 비정규직, 더 낮은 임금과 실적을 빌미로 한 민주노조 표적탄압. 세종호텔은 노동개악의 미래가 과연 어떠한 것일지를 미리, 그것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측은 김상진 전 위원장을 해고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사기를 꺾고 투쟁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 듯하다. 그러나, 사측의 악랄한 탄압에도 세종호텔노조 조합원들은 굽힘 없이 투쟁하고 있다. 김상진 전 위원장에 대한 해고는, 끝내 민주노조를 말살시키겠다는 사측의 선전포고다. 세종호텔의 노동탄압 실태는, 노동개악이 관철될 때 노동현장은 과연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압축하여 드러낸다. 바로 그렇기에 세종호텔 투쟁은 그 자체로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노동개악저지 투쟁의 일부로서도 중요하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싸움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세종호텔 자본의 악랄한 노조탄압 규탄한다!
강제전보, 부당해고 즉각 철회하라!
2016년 4월 18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