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사내하청의 피눈물로 정몽구에게 축배를 바쳐야 했나
- 기아차지부 노조분리 총투표 결과에 부쳐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지부장 김성락)가 지난 27~28일 총회로 끝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했다. 어제까지 기아차지부 조합원이던 사내하청 2,800여 명이 노조에서 사실상 제명되었다.
이번 총회결과 기아차지부는 규약을 개정해 조합원 자격을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는 자”에서 “기아자동차(주)에 근무하는 자”로 제한했다. ‘기아차지부는 기아자동차(주)가 직접 고용한 정규직 노동조합이며, 기아자동차에서 일하더라도 사내하청·협력업체 등 비정규직은 기아자동차(주)의 노동자가 아니므로 기아차지부 조합원 자격이 없다.’ 이번 총회의 의미는 그간 사측이 비정규직 고용책임을 부정하며 강변했던 바, 곧 사내하청은 현대기아차 노동자가 아니라는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나눔과 연대를 통해 더 이상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귀족노조의 오명을 벗고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기아차지부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기아차지부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 김성락 지부장 본인의 말이다. 기아차지부가 가장 절실히 요구받은 연대는 어제까지만 해도 같은 조합원이던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였다. 기아차지부의 아름다운 동행은 같은 공장에서 ‘2등 노동자’로 차별받는 비정규직과의 동행이어야 했다. 기아차지부의 1차적인 사회적 역할은 법원조차 인정한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여야 했다. 그러나 김성락 집행부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피눈물로 정몽구에게 축배를 바쳤다.
이번 총회 직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사과입장을 발표했다. 6월 사회적 총파업을 앞두고 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장서 투쟁하며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이끌어내야 할 이 시기에 도리어 비정규직을 노조에서 내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민주노조에 대한 명백한 부정이다. 금속노조는 기아차지부를 징계제명하고, 현 집행부를 배출한 현장조직 금속노동자의 힘 역시 김성락 징계제명으로 민주노조의 원칙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오늘의 사과를 진정으로 입증하기 위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 전환으로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책임 있게 이끌어야 한다.
자본은 귀족노조 공세로 임금․노동조건 하향평준화와 저임금·장시간·불안정 노동체제를 이어가려 한다. 이 공세를 뒤엎으려면 사회적 총파업의 의미에 걸맞게 정규직 노동조합들이 미조직-비정규 노동자 조직화에 앞장서고 총파업의 선두에 서야 한다. 조직-미조직,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의 요구를 전면에 걸고 손잡지 못한다면 자본에 의한 각개격파만이 남을 뿐이다. 오늘의 참담한 폐허를 딛고, 다시 “모든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깃발을 올려야 한다.
2017년 4월 29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