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위 성명] 착취, 차별, 불공정의 시대, 세계민중은 항쟁으로 맞서고 있다
한국, 프랑스, 홍콩, 칠레 그리고 미국으로 전염된 세계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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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이 인종차별과 국가폭력에 반대하는 시위로
미국 전역이 인종차별과 국가폭력에 반대하는 시위대로 뒤덮였다. 폭동이라 묘사될 만큼 시위대의 분노는 불처럼 거세다. 트럼트는 “약탈이면 쏜다”는 협박으로, 오바마는 “시위가 아닌 투표를 통해”라는 유화로 시위를 잠재우려 했지만, 시위는 여전히 현재의 질서를 거부하고 있다. 시위대의 구호는 “정의 없인 국가도 없다”이다. 인종차별, 계급차별, 국가폭력으로 유지되는 국가질서는 죽음과 차별의 질서일 뿐이다.
그 질서의 근간은 자본주의다. 1930년 대공황 극복 이후 “아메리칸 드림”의 미명 아래 최고의 번영을 자랑하는 미국이지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로 전락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주로 흑인이다. 루이지애나 주의 흑인 인구는 30%이지만, 감염자의 70%가 흑인이다. 다른 주 역시 같은 상황이다. 의료상품화로 인해 코로나19가 빈곤층에게 더욱 위협적이라는 전망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주로 흑인에게 발생하면서 꼭 들어맞았다. 백인과 흑인의 실제 경제력 차이는 10배로, 인종 차별은 곧 계급 차별이었다. 아메리카 드림이 끝난 빈자리에는 자본주의가 약속한 번영 대신, 지독한 계급차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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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이 지키려는 건 자본주의 질서
2016년 한국, 2018년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 2019년 홍콩과 칠레의 항쟁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 모두 시위를 촉발하게 된 계기는 달랐지만, 한국은 박근혜 퇴진을 넘어 “적폐 청산”으로, 노란조끼는 “모든 자본가와 경찰은 나쁜놈이다”, 칠레는 “우리의 분노는 수십 페소가 아닌 수십 년이다”라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홍콩은 모든 것을 자본주의화 한 나라로, 허약한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청년들은 높은 집값과 적은 일자리의 암울한 미래에 갇혀 있다. 홍콩항쟁에서 청년들의 투쟁이 급진적인 이유는 바로 이러한 암울함과 분노에서 기인한다.
이렇듯 지금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항쟁은 자본주의와 민중 간의 전면전의 성격을 가진다. 이 투쟁을 먼저 시작한 건 자본이다. 신자유주의가 내세운 것은 위기 극복을 위해선 자본의 이익은 지키되, 민중을 위한 지출은 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계화의 이름으로 신자유주의 질서가 곧 세계질서가 되어버린 지금, 모든 세계 민중은 저임금·저복지의 늪에 빠져 평생 노동자는 노동자로 살고, 평생 자본가는 자본가로 살아가는 굳건한 계급질서를 완성하게 되었다. 최근 계속해서 발생되는 민중항쟁은 자본에 맞선 반격이다.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민중항쟁을 진압하기 위한 국가폭력은 더욱 잔인해지고 있다. 경찰이 인종차별의 직접적인 가해자인 점은, 국가는 중립적이지 않고 지배계급의 편임을 알려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가기관이 노조파괴에 직접 가담하며, 자본가의 앞잡이 노릇을 한 것이 밝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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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계속되면 차별도 계속된다
오늘날 계속되는 차별은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다. 자본과 노동의 계급적 착취 관계를 인정하고, 가진자와 못 가진자의 불평등을 사회계약으로 용인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발달하며 차별 역시 발달하고 있다. 더군다나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 체제는 인간의 존엄성을 얻기 위해선 경쟁에 승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체제가 낳은 차별을 개인의 무능력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민중항쟁은 그 반대를 말한다. 지금 존재하는 차별은 개인의 무능력 탓이 아닌, 바로 체제의 무능력 탓이라는 것이다. 번영과 성장을 약속했지만, 2008년 경제위기 이후 한 발짝도 앞서지 못한 세계경제, 그리고 더 많이 생산해도 더 가난해지는 모순적인 사회와 정치, 그리고 심지어 이젠 백주대낮에 공권력이 한 인종을 살해하기에 이른 이 세계 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는 세계자본주의가 낳은 차별에 맞서 투쟁하는 모든 세계민중과 연대하며, 지금 이곳의 차별을 재생산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함께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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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3일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