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위원회 성명]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 자본과 국가가 지워버린 모든 여성노동을 기억하며
2020년 3월 12만 명의 20대 여성이 해고되었다. 무려 한 달 만에 12만 명이 일터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사회는 조용했다. 그래서 코로나19 시기 급작스럽게 늘어난 2030 여성의 자살을 두고 ‘조용한 자살’이라고 한다. 청년 여성노동자가 단숨에 일터에서 사라질 수 있었던 탓은, 애초에 대부분의 여성을 비정규직, 서비스직군에 배치했던 사회적 성역할과 성차별 때문이다. 보조적 수단으로 부품취급을 받다가 하루 아침에 일터에서 사라졌던 여성노동자들은 사회적 박탈감과 절망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서도, 정치권은 여성의제를 보궐선거에 활용한 전략적 의제정도로만 사고하고 있다. 두 지자체선거 모두 지자체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치러졌지만, 재난 시기 여성들에게 닥친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시혜적 정책으로는 현재 여성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체제의 결합에 따라 구성된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성역할을 타파하지 않고선 여성해방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를 위해 돌봄가사노동의 사회화, 모든 여성에 대한 재생산권 보장, 비정규직 철페를 통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제적 수탈 철폐를 위한 투쟁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시기 여성재난을 통해 여성해방과 자본주의가 공존할 수 없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또한 여성차별을 도리어 확산하고 있는 보수양당에게 성평등의 역할을 맡길 수 없음도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여성해방을 위한 변혁적 투쟁이 필요하다.
불평등의 공모자,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맞선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신라대 청소노동자들, 건강보험공단 콜센터 노동자들, 여성노동자들이 재난 시기 가장 앞장서서 투쟁 중이다. 차별과 배제에 맞서 여성의 존재와 권리를 위해 싸우는 이들과 그들과 함께하는 연대가 여성해방의 희망이다.
여성은 숫자도, 출산의 도구도 아닌 존엄한 개인이자, 평등한 사회의 구성원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차별과 배제, 수탈을 통해 유지되는 사회이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연대와 호혜. 평등과 존엄의 가치에 입각한 새로운 대안사회를 위해 모든 여성들과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2021년 3월 8일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