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성소수자 배제한 성 평등과 인권은 존재할 수 없다
- 문재인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성평등정책을 발표하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불과 3일 전, 기독교계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직접 “동성혼은 국민정서상이나 현행 법체계에서 허용되고 있지 않다”,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동성애를 위한 추가입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법 제도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사람이 문재인이다. 그런 자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성소수자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는 그의 모습에, 대체 페미니즘을 어떤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에게 기독교계의 지지는, 또한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의 지지는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에게 표가 되지 않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은 중요하지 않았다. 성 소수자의 인권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차별금지법제정에 반대하고 성 소수자를 배척하는 입장을 취한 문재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성평등과 페미니즘을 운운하며 성 소수자의 존재를 지워버렸다.
문재인은 성평등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에 대한 성소수자들의 질의에 대해 “성소수자의 차별금지가 인권위원회법에 규정되어있다, 이미 법제화되어있다”고 밝혀 별도의 차별금지법제정 반대를 다시 분명히 했다. 동성결혼 문제에 대해서도 ‘시기상조’이고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기본적인 노동권과 가족구성권, 의료접근권조차 허용되지 않은 성소수자들에게 ‘법 제도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선언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이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문재인은 성평등과 인권교육을 공교육에 포함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확산을 막고 어린 시절부터 성인지적 감수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이 말하는 성평등과 인권에 성소수자의 자리는 없다. 성소수자는 문재인이 말하는 성평등과 인권의 범주에서 계속 배제되고 소외될 것이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학교 성교육표준안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더욱 강화하는 지침이었음을 기억한다. 교육은 철학을 반영한다. 성소수자의 인권에 무감한 정부가 어떠한 교육 내용을 마련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페미니스트는 지정 성별이 여성인 사람만을 위해 싸우는 자를 일컫는 것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단순히 여성에 국한되어있지 않다. 페미니스트는 이 사회에서 소외되어 일상적 폭력에 노출된 ‘사회적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에 맞서 싸우는 자다. 성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지지, 옹호 없는 페미니스트는 현란한 수사에 불과하다.
이에 사회변혁노동자당은 그 현란한 수사에 맞서 진정한 성 평등과 성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싸워나갈 것을 다짐한다. 문재인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2017년 2월 17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