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삼성의 범죄는 끝나지 않았다
- 삼성전자서비스 합의, 이제 재벌체제 청산으로 나아가자
오늘 삼성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합의해 8,000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활동도 인정하기로 했다. 그간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수탈당하던 노동자들이 수 년 간의 끈질긴 싸움 끝에 직접고용을 쟁취하고, 나아가 굳건하던 삼성 무노조경영에 마침내 균열을 내고 있다. 2013년 노조 설립 이후 삼성의 노조파괴공작에 맞서 직접고용과 노조인정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최종범, 염호석 두 열사가 목숨을 끊는 비극도 맞았다. 오늘 합의는 두 열사의 죽음과 지회의 5년간의 투쟁이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한 결과물이다.
삼성이 이번 합의에 나선 것은 최근 6천 건 이상의 노조파괴문건이 대량으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비난 역시 거세게 일었기 때문일 것이다. 삼성은 그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책임을 회피했지만, 이번에 드러난 노조파괴문건은 원청인 삼성이 직접 노무관리를 진두지휘했음을 폭로했다. 즉, 삼성이 작성한 노조파괴문건의 존재 자체가 그간 원청사용자성을 부정하던 삼성의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했다.
이번에 드러난 노조파괴문건 가운데에는 불과 1년 전에 작성한 것도 있었다. 또한 지난 2014년 염호석 열사가 노조파괴에 항거해 자결하자 삼성은 경찰과 계획적으로 공모해 시신을 탈취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따라서 오늘 합의가 삼성의 면피용이 아니라 불법 무노조경영을 실제로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그간 삼성이 저지른 노조파괴 범죄를 철저히 파헤쳐 엄단해야 한다.
오늘 합의를 체결했다고 해서 삼성이 갑자기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선의를 갖게 되었다고 기대할 수는 없다. 오히려 최근 삼성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작업공정의 유해물질 내역이 담긴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과 노동부 결정을 거부했다. 그간 삼성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백혈병과 암,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죽어나가는데도 삼성은 영업비밀이라는 미명 하에 원인규명조차 가로막고 있다. 삼성은 법원의 판결도, 정부의 결정도 손쉽게 꺾으며 이윤을 앞세워 노동자들을 유해물질로 가득한 죽음의 공정으로 내몰고 있다.
따라서 오늘의 합의는 삼성의 모든 노동자들이 노조할 권리는 물론이고 생명과 안전의 권리를 쟁취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현대차처럼 삼성과 똑같이 노조파괴와 불법파견을 저질러 왔음에도 전혀 처벌받지 않는 자본의 불법행위 역시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 일시키는 회사가 직접 고용하라, 헌법도 보장하는 노동조합 인정하라, 일하다가 죽고 싶지 않다는 당연한 요구가 자본의 이윤 앞에 가로막혀 5년이고 10년이고 투쟁해야 하는 현실이다. 여전히 삼성 앞에는 직업병 피해자와 반올림 농성장이 있고, 현대차 노조파괴에 맞서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7년의 싸움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경찰의 폭력에 뜯겨나가면서도 상경 농성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자본의 범죄를 끝장내고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해, 사회변혁노동자당은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싸울 것이다.
2018년 4월 17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