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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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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위원회 논평] 서울대 병원 파업과 지하철 9호선 파업 투쟁을 돌아보며

- 공공부문 사회화가 대안이다



2017년 올해는 IMF외환위기가 발생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93년 김영삼 정권의 시장자유화정책과 세계화 흐름은 이윤을 사유화하고, 고통을 사회화 하는 신자유주의를 강고하게 했다. 이렇게 김영삼 정권이 터를 다지고, 김대중 정권이 시작한 공공부문 민영화 정책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를 거치며 이어지고 완성되어 왔다. 이러한 자본의 민영화 공세에 맞서, 최근 서울대 병원과 지하철 9호선 노동자들은 파업 투쟁을 진행했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기간산업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싸움이었다.


불안정 비정규직 노동, 불안전 국민 건강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노동조합)는 지난 8일부터 13일 잠정합의 전까지 3일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 의료노동자들은 94%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6년 만에 총파업을 선택했다. 국립 서울대 병원은 그동안 사실상 영리병원 못지않았다. 이윤만을 추구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이 선택한 전략은 비정규직의 확대였다. 현재 서울대병원 내에 비정규직은 총 1600여명, 이 중 직접고용 비정규직이 613명,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1천 여 명이다. 값싸고 불안정한 노동형태를 통해 병원은 수백억의 수익금을 챙기고 있다. 돈으로 주머니를 채운 서울대병원은 병원비를 높여서 첨단병원을 증축하고, 증축한 병원으로 더 많은 수익을 노린다. 그러나 그만큼 정직원을 추가로 채용하지 않았기에, 노동 강도와 비정규직 비율은 매우 높아졌다. 서민들에게 비싼 병원비를 강요하는 선택진료제, 식사의 질을 떨어뜨리는 어린이병원 내 식사 외주화 등은 모두 병원의 이윤을 위해 강행되었다. 의사 성과급제 도입은 같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환자를 진료하는지를 성과로 보게 만들었고, 환자들은 의료의 목적이 아니라 돈벌이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이 비단 노동권에 국한되지 않는 것은 그들의 투쟁이 환자를 ‘팔아야’ 하는 현실에 맞선 싸움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면 보수언론들은 흔히 철밥통 공무원이 떼법을 쓴다고 악선동을 한다. 하지만 공공노동자들의 파업은 비단 그들 자신의 임금과 고용 문제를 넘어, 공공성을 훼손하는 기업화/민영화에 맞서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들의 안전과 공공적인 병원을 위해 싸우고 있는 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이 그 모범사례다. 병원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고용과 노동조건은 곧 환자들의 인격적인 대우와 병원의 공공적인 운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민영화 도입 이후, 예고된 서울지하철 9호선 파업

서울지하철 9호선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와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언제 탈선할지 모르는 죽음의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지하철 운행을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을 요하기에,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함에도 인력 부족으로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 이러한 사정의 배후에는 노동자민중의 권리가 아니라 이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지하철 9호선의 민영화가 놓여있다. 2002년에 9호선이 처음으로 계획될 당시엔 서울시가 총사업비를 투자하기로 했으나, 2004년에 16.3%를 민간투자에서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서울메트로 9(주)라는 민간회사가 30년간 운영권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서울지하철 9호선 본사는 프랑스계 자본이 80%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로, 5천억원이 넘는 투자금액에도 직원 수는 20여명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총사업비의 약 84%를 투자해놓고, 민간 자본에 운영권을 넘겨버린 것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은 공익을 강조하며, 고객의 안전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막대한 초기투자로 만들어진 서울지하철 9호선의 수익은 대부분이 민간자본으로 흘러가고 있다. 심지어 민간자본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시가 적자금을 보존하는데, 결국 민간자본이 국민세금을 빨아먹는 꼴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 건설에 투자했던 초국적 금융투기자본은 소액 투자를 통해 엄청난 순익을 챙겨가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초기투자비용을 세금으로 댔던 서울시는 이들 투기자본에게 경영권을 내맡긴 채 배당이라는 이름으로 수탈을 방조하고 있다. 이윤에 눈먼 9호선 본사가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챙길 리 만무하다. 9호선 노동자들은 이렇게 이윤에 내몰려 열악해진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시민안전을 지키기 위해 파업에 나섰다. 이는 나아가 금융투기자본의 약탈에 맞서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투쟁이다.


손실은 사회화, 이윤은 사유화한 민영화의 결과 

1998년 IMF 경제위기와 함께 수립된 민주당 정권은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했다. 민주당 정부를 시작으로 이 나라의 정권들은 이윤율을 높여야 한다는 일념 하에 노동자계급이 쟁취해 낸 이윤 추구의 방해물을 하나씩 제거하고, 독점자본을 규제하던 정책들을 하나씩 개방하기 시작했다. 공공성과 복지는 근로의욕을 떨어트리는 성질의 것이므로, ‘유연화’·‘자유화’·‘시장화’라는 이름 아래 개혁의 대상이 되었고,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을 태만하게 하며 일자리 경쟁을 막는 경제위기의 주범이기에 쟁의는 무력화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포항제철, 한국통신을 민영화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철도와 의료를 민영화하고,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문재인 정부 또한 의료민영화 법으로 지적되어온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을 추진하며 사회복지서비스를 시장화하는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민영화는 ‘효율성’이라는 명분으로 노동자민중의 권리를 박탈하는 과정이었다. 그 결과는 지금까지 독점자본이 손대지 못하던 산업들을 독점자본에게 넘겨주는 것이었다. 독점자본과 신자유주의 정권이 손 안대고 코를 푸는 동안, 이윤율 높이기에 동원된 노동자계급은 정규직/비정규직으로 쪼개지고 일자리를 잃었다. 실제로 16년 기준 가계소득 연간증가율이 0.9%으로 제자리걸음하고 있는데 비해, 4대 기업의 자산 총액은 지난 5년간 33.5%나 증가했다. 경제 위기 해결을 명목으로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쏟아 부은 결과는 노동자민중의 소득을 빼앗아 독점자본에게 주는 양극화인 셈이다.


그렇기에 손실은 사회화하고 이윤은 사유화하는 민영화 정책에 대한 노동자민중의 저항은 필연적이다. 이는 2013년 철도민영화 반대 투쟁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민영화를 막기 위한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은 청년학생, 시민들의 의제로 확장되었으며, 결국 철도의 공공적 소유형태에 대한 문제로 연결되었다. 2017년 현재에도 서울지하철 9호선과 서울대학교 병원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으로 공공부문 민영화의 현재적 문제가 드러났고,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민영화가 얼마나 큰 해악이 되는지를 알리고 있다. 또한 공공부문 정규직화, 인력 충원 등의 논의를 이끌어낸 것은 자본과 정부가 꾸준히 도입하려는 시장화 정책에 대한 견제를 일정 부분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공공부문 사회화 투쟁으로 안전하고 공공적인 의료와 철도를! 

그렇다면 노동자민중을 위한 공공부문의 해답은 무엇인가? 공공부문이 공공적이기 위해서는 민영화가 아니라 사회화가 대안이다. 공공부문 사회화의 의미는 첫 번째로 누구나 공공산업의 결과물을 권리로서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금, 안전 문제를 걱정하지 않으며 연령과 소득 수준, 지역에 따라 차별 없이 보편적인 생활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두 번째로 공공부문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통제하는 대신 이에 대한 사회적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산업의 통합적 운영을 위해 해당 산업의 노동자들이 직접 그 산업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산업의 친사회·친생태적 수정과 같은 발전방향 또한 사회적 여론과 공론에 따라 수행되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노동조건 개선과 고용안정의 보장을 통해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해야할 것이다. 공공부문과 기간산업은 사적 기업의 소유가 아니라 국가의 소유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공적자금 투입이나 형식적인 국유화는 자본가의 무능을 국가관료로 대체하는 것에 그치기 쉽다. 그렇기에 단순히 소유 형태를 국가소유로 하는 것을 넘어, 이를 국가관료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들의 사회적인 통제 하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또, 외형적으로 공공적 소유형태라고 할지라도, SRT처럼 부문별 외주화나 민간위탁을 통한 부분적 사유화를 막기 위해서는 더욱이 완전한 사회화 요구가 중요할 것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사회복지 서비스 강화 정책을 말하면서 공공부문의 공공성 회복을 말하고 있지만, 공공부문의 국가책임과 나아가 노동자들의 통제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약속 또한 사실상 외주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노동조건을 희생해야만 고용안정을 준다는 반쪽짜리 정규직화인 셈이다. 우리 청년학생들도 이러한 문제를 공공부문의 사회화 투쟁으로 확장시키는 투쟁에 함께하자.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우리가 수업을 듣는 대학, 우리가 이용하는 병원 등 공공서비스 또한 민영화로 인해 공공성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의 삶 속에서부터 안전하고 공공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공공부문 사회화를 요구하고 실천하자.



2017년 12월 20일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