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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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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여성노동자를 이중으로 짓누르는 세상, 직장 내 성폭력에 맞서 투쟁하자   

-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에 부쳐 



최근 JTBC 인터뷰에서 창원지검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을 폭로했다. 지난 2010년 서 검사는 법무부장관이 지켜보는 앞에서 당시 법무부 간부였던 안태근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이후 8년 동안 검찰총장 경고와 이례적인 인사발령 등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잘나가는 검사의 발목을 붙잡는 꽃뱀’ 이라는 언어폭력마저 일상적으로 감내해야만 했다. 


일터에서도 가정에서도 숨 막히는 노동과 통제의 굴레를 이중 삼중으로 감내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녀의 아픔에 공명할 수밖에 없다. 소름끼치도록 익숙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최고 권력기관의 하나인 검찰 내에서 일상적인 성폭력을 묵인하고,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권력기관 내부에서도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이토록 극악한 현실에서,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은 같은 고통을 더욱 처절하고 뼈저리게 겪는다. 가사노동과 육아까지 전담하고 남성 대비 절반에 불과한 임금을 받는 대다수 여성노동자들은 직장 내 각종 성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언론을 통해 파장이 일었던 한샘, 현대카드,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도 마찬가지였다.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조직적으로 따돌리고 악성 소문을 퍼뜨리는가 하면, 업무 배제와 부당한 인사발령으로 피해자의 고통을 은폐하고 문제제기를 억눌렀다. 


직장 내 성폭력은 그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를 통제하는 직급위계와 성별위계가 중첩된 구조적 권력의 문제다. 안태근 검사는 ‘순간의 실수’를 한 것이 아니다. ‘남성-권력자의 특권의식’을 두둔하는 불공정한 체제의 심복으로서 구조적이고 억압적인 권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자행한 것이다. 여성노동자들은 이중 삼중의 억압에 짓눌려왔다. 한편으로는 여성으로서 겪는 성적 차별과 폭력이, 또 한편으로는 노동자로서 강요당하는 사용자와 관리자들의 통제다. 가정에서조차 통제당하며 가사노동을 일임해 온 여성들은 그 무게에 더더욱 압착당해 왔다.   


성폭력의 실체는 구조적 위계와 권력관계다. 우리 모두를 옭아매는 고통의 사슬을 깨기 위해, 피해자에 대한 편견에 맞서고 직장 내 성폭력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피억압자 모두의 해방을 위해, 공감과 연대의 투쟁을 이어나가자.



2018년 2월 1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