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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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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여성 창작노동자의 권리를 짓밟고 여성혐오 방조하는 넥슨을 규탄한다

- 넥슨의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부쳐



지난 3월 26일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트오세)” 원화가인 여성 창작노동자가 집단 마녀사냥을 당했다. 여성민우회와 페미디아 SNS계정을 팔로우하고 과거 ‘한남’ 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바 있어 메갈 이용자라며 일부 게임 이용자들이 해당 원화가에 대해 인신공격 혐오글을 쏟아냈다. 26일 밤에는 해당 게임 제작사이자 넥슨의 계열사인 IMC 게임즈 김학규 대표가 이 원화가를 개인 면담한 내용을 넥슨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 면담은 사상검증 심문이었다. 김학규 대표는 “여성민우회, 페미디아 같은 계정은 왜 팔로우했는가?” “과격한 메갈 내용이 들어간 글에 ‘마음에 들어요’를 찍은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또한 양심의 자유보다 “사회적 분열과 증오를 야기하는 반사회적인 혐오 논리[에 대한] 대응”이 더 중요하다며 “변질되기 전 의미의 페미니즘과 메갈을 구분하지 못”했다거나, “이전에 메갈과 관련된 인물들이 사과문으로 면피를 했다가 본색을 드러냈기에 의심의 눈길을 거둘 수 없”다면서 사상검증을 정당화하고 해고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과 미투운동을 계기로 페미니즘이 확산하자 반대로 페미니즘에 적대적인 흐름도 생겨났다. 이들은 종종 메갈리아를 거론하며 페미니즘이 반사회적 혐오 논리로 변질됐다고 주장한다. 물론 여성 일반과 남성 일반의 적대구도로는 여성억압에 맞선 사회적 연대를 구축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배경을 봐야 한다. 여성을 차별과 혐오의 대상으로 여기는 문화가 만연하고 성별 권력관계는 여전히 공고하다. 이에 대한 여성들의 불만이 분출하자 페미니즘이 반사회적 혐오 논리로 변질되었다며 심지어 사상까지 검증하는 것은 페미니즘을 기존 권력관계를 위협하지 않는 운동으로 가두려는 것이다.


김학규 대표는 권력관계상 하위에 있는 창작노동자에게 사상검증을 자행하며 노동권과 사상의 자유를 짓밟았다. 2016년에도 넥슨의 여성 성우가 메갈리아를 후원하고 “여자들은 왕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하차해야 했다. 또한 넥슨은 여성 캐릭터를 적나라한 눈요깃거리로 전락시킨 게임(“서든어택 2”)을 출시했다가 성상품화라는 비판에 직면해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게임산업 전반에 걸쳐 일상적인 컨텐츠와 광고, 게임이용자들을 ‘당연히’ 남성으로 상정하는 문화와 여성노동자에 대한 회사의 탄압에 이르기까지 여성차별과 혐오는 만연하다. 게임 이용자의 절반에 달하는 숨은 여성 이용자들은 이를 오랫동안 뼈저리게 겪었다. 여성들은 게임업계에 발을 붙이려면 일상적인 폭력성을 참고 침묵할 것을 강요당했다. 불편함을 드러내면 인신공격과 해고로 생명과 생계를 위협받았다. 미투 운동을 통해 여성들이 스스로 주체로서 사회적 억압에 맞서는 지금, 페미니즘에 반사회적 사상이라는 낙인을 찍고 여성 노동자의 해고까지 운운하는 넥슨을 강력히 규탄한다.



2018년 4월 2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