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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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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9년간의 살인, 국가와 쌍용차 자본은 희생자 앞에 사죄하라
- 쌍용차 30번째 희생자의 죽음에 부쳐


오늘 또 한 명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9년 정리해고 이후 해고자와 그 가족들 29명이 고통 속에 세상을 등졌고 결국 30번째 희생자까지 나왔다. 고인은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문자에서 ‘고생만 시키고 빚만 남기고 간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을 살인적으로 짓밟은 장본인들은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데, 또다시 노동자가 절망 속에 목숨을 끊는 현실이 분노스럽다.

쌍용차 문제는 애초부터 자본과 국가의 잘못이었다. 2004년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넘길 때부터 노동자들은 먹튀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당시 노무현정부는 매각을 강행했다. 예상대로 상하이차는 4년 만에 먹튀에 성공했고, 회계까지 조작하며 경영실패의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떠넘겼다. 2009년 2천 명이 넘는 정리해고 통보로 시작된 쌍용차 노동자들의 공장점거파업은 이명박정부의 살인적인 폭력진압으로 막을 내렸다. 이명박은 직접 대규모 공권력을 동원한 진압작전을 지시했고, 이 작전의 책임자인 경기지방경찰청장 조현오는 노동자들이 공장건물에서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진압을 강행한 뒤 자랑스럽다는 듯 노조를 정복했다며 백서까지 펴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국가의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정치적 폭력의 희생양이었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 문건을 보면 대법원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등을 위해서는 정리해고 요건의 정립이 필요한데, 선진적인 기준 정립을 위하여 노력”했다며 그 사례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대한 적법 판결을 제시했다. 하급심에서는 사측의 회계조작 사실을 인정해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는데 이를 뒤집었던 것이다.

쌍용차 자본은 해고노동자의 피를 말리며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지난 2015년 12월, 사측은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2017년까지 해고자들을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여전히 120명의 해고자가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고인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공장 안의 노동자들은 인력부족과 심각한 노동강도에 시달리는데도 사측은 스스로 합의했던 해고자 복직을 한사코 거부했다. 심지어 제한적인 선별채용을 들이밀며 면접에서 해고자들끼리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만 복직하게 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9년 전 동료들과 함께 생존을 위해 공장 문을 걸어 잠그고 일터를 지키려 했던 고인은, 이제 그토록 복직하고 싶었던 공장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가 없다. 9년 동안 해고는 살인이라고 울부짖으며 벌써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쌍용차 희생자들에게 국가와 자본은 살인자였다. 이제 그 범죄자들의 책임을 묻고 희생자들 앞에 사죄하게 해야 한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또다시 동료를 잃은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에 애도를 표하며, 고인이 염원하던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투쟁에 함께할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18년 6월 27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