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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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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여성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고충처리 대상이 아니다

- 기아차지부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최근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들을 완전히 배제한 문제가 불거졌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정규직 노동조합이 노동부에 “기아자동차는 여성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동조합 소식지에서도 ‘현장 혼란만 가중시키는 여성 노동자 정규직화’라며 적극적인 반대를 표명했다. 또다시 정규직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아예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


정규직 노동조합인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와 광주지회는 ‘노동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화장실, 탈의장, 휴게실’ 등이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규직 전환을 반대할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니라 사측이 책임져야 할 문제다.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정규직화는 불가하다’고 할 게 아니라 사측에게 ‘정규직화를 즉각 이행하고 여성 노동자들의 근무여건을 보장하라’고 요구해야 마땅한 것이다.


정규직 노동조합이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핵심 이유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충 해소’다. 현재 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른바 간접공정이라 불리는 조립 이외의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17년 서울고등법원은 직접생산공정뿐 아니라 포장과 출고를 포함한 간접공정 역시 모두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그러자 정규직 노동조합은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을 먼저 해당 공정으로 전환배치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지금까지 일하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리에서 밀려나게 된 것이다.


물론 제조공정에서의 높은 노동강도는 근골격계 질환 등의 피해를 야기하고 있으며, 그 해결책이 필요한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이 역시 더 많은 이윤을 뽑아내기 위해 인원을 줄이고 노동강도를 높인 현대기아차 자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문제다. 직간접 공정을 불문하고 모든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받아낸 것은 그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존을 걸고 10년 이상 투쟁을 지속한 결과물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해당 공정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밀어내고 기존 정규직 노동자를 배치한다는 것은 정규직의 고충처리를 위해 여성 비정규직을 희생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애당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것이었고, 지난 2014년과 2017년 불법파견 판결로 법원도 이 요구의 정당함을 인정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기아차 사측과 정규직 노동조합은 4천 명이 넘는 사내하청 노동자 전원의 정규직화가 아니라 그 가운데 1천 명만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선별적 신규채용을 강행하면서 정규직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에 따라 생산직 신규입사자는 제조부서에 배치해야 하며,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단체협약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는 것 자체부터 문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신규입사자가 아니라 애초부터 정규직으로 고용되어야 했던 불법파견 피해자들이다. 즉, 모든 공정 자체를 직고용으로 전환하고 해당 공정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력과 지위를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기아차지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에서 분리시켜 쫓아냈다. 최근 비정규직 자동차 판매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집단가입하자 물리력으로 저지하려는 행태를 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정부를 찾아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과 여성으로 노동자를 분열시키는 자본에 맞서 함께 싸우기는커녕 이에 동조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정규직/여성 노동자들을 밀쳐낸다면, 민주노조는 존립근거를 상실한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가로막는 기아차 정규직 노동조합의 행태를 규탄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2018년 6월 28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