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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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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모든 난민신청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가짜 난민’ 여론몰이 즉각 중단하라!

- 예멘 난민 인정자 ‘0’명이라는 반인권적 결과



지난 10월 17일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난민신청자 481명 가운데 458명을 심사한 결과, 339명의 인도적 체류를 허가하고 34명은 단순 불인정, 85명은 심사결정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난민신청자 중 3명은 한국의 편파적인 여론과 인종차별 등을 견디다 못해 신청을 철회했다. 법무부는 인도적 체류자를 동시에 대규모로 허가해준 것은 처음이라며 생색을 냈지만, 시리아 난민신청자도 850여 명이 인도적 체류자 지위를 받은 적이 있다.


339명을 난민인정이 아닌 ‘인도적 체류자’로 판정한 것은 난민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비인도적 꼼수다. ‘인도적 체류자 지위’는 난민인정자의 거주비자(F-2)와 다른 임시 체류형 비자 (G-1)를 발급하는 것으로, 가족결합도 불가하며 사회보장혜택 역시 받지 못한다. 기초생활보장이나 직업훈련조차 지원받을 수 없는 1년의 체류기간 동안 정부승인 없이는 취업도 불가능하다. 한국정부가 난민보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하면서도 정작 난민의 실질적 처우는 개선하지 않는 꼼수인 것이다. 법무부는 이러한 열악한 조건 속으로 339명의 난민신청자를 몰아넣고서 난민 인정은 0명이라는 결과를 생색내며 발표한 것이다.


34명의 단순 불인정과 85명의 심사보류도 반인권적 결정이다. 단순 불인정 처분을 받은 34명의 난민신청자는 차후 잠정적인 강제송환 대상자로 전락한다. 한국정부는 예멘에 대한 폭격을 자행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전시비축탄약 180억 원 어치를 반출한 바 있다. UN이 ‘세계 최악의 인도적 위기’에 처했다고 공표한 예멘의 참혹한 실상에 한국정부 역시 직간접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도리어 34명의 난민신청자를 죽음의 땅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심사보류 판정을 받은 85명의 처우도 심히 우려스럽다. 한국에서 난민신청자는 수년간 기약 없이 기다리면서 사회보장 사각지대에서 ‘단순노동’으로 분류된 일을 3개월에 한 번씩 사장의 승인 하에 재계약해야 하는 등 절대적으로 열악한 처지에서 인권을 유린당한다.


10월 19일 강제 송환의 위기에 처했던 중학교 3학년 이란 청소년의 난민 지위 인정이라는 매우 드문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해당 학교 학생회와 전교조 교사들이 거리로 나서고 청와대 청원을 거쳐 난민지위 재신청을 거쳐서야 가까스로 얻은 성과였다. 난민이고 청소년이라는 이중적 약자의 굴레 속에서 생존을 위해 이토록 지난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의 실상인 것이다.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이 38%인 가운데 한국은 6%에 불과하다. 법무부는 국제난민보호협약을 비준하고서 1994년부터 난민신청을 받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난민보호의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뿐 아니라 ‘가짜 난민’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한국정부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도망쳐 나온 난민들에게 피해에 대한 입증책임을 오롯이 떠밀어버린다.


한국정부는 잔인한 구조적 폭력과 인종차별을 그대로 자행하고 있다. 최근 김포의 건설현장 간이식당에 들이닥친 인천출입국외국인청 단속반의 폭력적인 살인단속 때문에 창문에서 추락해 뇌사상태에 빠졌던 미얀마 이주노동자 고 딴저테이 씨는 한국인 네 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뒤 27년의 짧은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살인의 책임을 부정하는 파렴치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화’를 앞세운 자본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돈벌이를 하는데, 생존조차 위태로운 난민과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최소한의 인권도 부정한 채 잠재적 범죄자 낙인을 찍는 현실은 분명 잘못되었다. 더군다나 한국정부는 예멘 난민사태를 초래한 전쟁에 물자를 제공했던 책임당사자이기도 하다. 정부는 난민 인정률을 높이고 난민신청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나아가 인권 사각지대에서 생존권을 박탈당하는 이주민들의 노동권과 정당한 제 권리를 보장하라.



2018년 10월 22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