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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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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잠정합의안, 삼성의 기만을 수용할 것인가?

- 노동조합이 차별과 배제에 합의할 수는 없다



삼성이 제시한 ‘직접고용 정규직화’의 기만적인 실체가 드러났다. 지난 4월 삼성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수천 건에 이르는 노조파괴 문건이 드러나자 황급히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고용과 노조 인정을 약속한 바 있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10월 24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간 직접고용 실무협의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그런데 잠정합의안 내용을 뜯어보면 온전한 직접고용이 아니라 자회사를 설치해 더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간접고용의 굴레에 계속 가두고, 삼성의 불법적인 비정규직 양산 책임은 덮어주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과 분열을 조장하고 도리어 삼성에 면죄부를 주는 이 합의안을 결코 받아들여선 안 된다.


삼성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일하던 1천여 명의 콜센터 노동자들을 별도의 자회사 “삼성전자서비스씨에스”에서 고용하겠다고 한다. 이들은 ‘자회사 직접고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이 말 자체가 형용모순이다. 콜센터 노동자들 역시 삼성전자서비스 업무를 수행하지만 그간 여러 하청업체로 쪼개져 간접고용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삼성전자서비스 직접고용이 아니라 별도의 자회사를 설치하는 것은 기존 하청업체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에 불과하며 간접고용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기만적인 형태다. 삼성은 노동조합과 직접고용 협의를 진행하던 도중에 자회사 설립을 강행하고 입사원서를 내도록 압박했다. 노동조합이 스스로 이에 합의하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갈라치기하는 삼성의 술수를 수용하는 꼴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노사 간 잠정합의안에서 기존에 노동자들이 제기했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취하하고 앞으로도 제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점이다. 이는 콜센터 자회사에서 일하게 될 노동자들로 하여금 실제 사용자인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직접고용 정규직화 요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별도 자회사로 간접고용의 차별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고용 투쟁의 수단인 법적 소송마저 원천봉쇄하는 합의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이는 더 열악한 처지에 놓이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며, 삼성의 불법파견 범죄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행위다.


자회사는 최근 정부와 자본이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정규직화 요구를 회피하고 가짜 정규직화로 생색을 내는 대표적인 수단으로서 그 폐해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첫 민간부문 정규직화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SK브로드밴드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SK브로드밴드가 “홈앤서비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고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임금은 오히려 줄어들었고, 실적 압박으로 노동강도는 높아졌으며, 근속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노동자들이 가짜 정규직화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하자 SK브로드밴드 본사는 직접 대체인력을 투입함으로써 자회사가 허울뿐이었음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통신대기업 LG유플러스도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거부하고 일부만 자회사로 고용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아 노동자들이 반발하며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불법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한 삼성의 책임은 묻지 못한 채 도리어 차별과 간접고용을 유지하는 자회사를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직접고용 투쟁마저 봉쇄하는 이번 합의는 명백히 잘못되었다. 금속노조는 해당 합의안에 대한 불승인 결정을 내려야 하며, 삼성의 꼼수와 분열책을 거부하고 온전한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투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가로막는 사태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2018년 10월 30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