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명과 논평

> 성명과 논평
190219_탄근제.jpg



[성명] 임금삭감에 장시간노동 조장, 이것이 경사노위의 실체다

- 경사노위 탄력근로제 야합 규탄한다



오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정부와 한국노총, 경총이 탄력근로제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덕분에 기업주들은 임금을 깎으면서도 노동자들을 더 장시간 부려먹을 수 있게 됐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주40시간 노동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고, 그나마 문재인정부가 주장했던 주52시간 노동제도 사실상 깨졌다. 경사노위는 이렇게 그 첫 합의에서부터 자본의 요구에 화답하며 한 푼이라도, 한 시간이라도 더 노동자들을 쥐어짜겠다는 야합으로 본색을 드러냈다.


이제 6개월 동안 평균 노동시간만 맞추면 특정 주간에는 무려 64시간까지 일을 시킬 수 있다. 노동시간 확정 단위도 기존의 ‘노동일별’이 아닌, ‘주별’로 개악했다. 사용자가 공문 한 장 보내 ‘협의’를 마치면, 주별 노동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나게 된 셈이다. ‘사용자의 장시간 노동 강요권’을 더 손쉽게 열어줬다. 여기에다 탄력근로제로 늘어난 노동시간에 대해서는 연장수당도 주지 않는다. 자본에게는 꽃놀이패다. 반면 장시간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의 생명안전은 “대책을 마련한다”는 공허한 말 한 마디가 끝이다. ‘노동일 사이에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둔다’지만 이조차 노동자대표와의 서면합의로 줄일 수 있다. 임금보전방안은 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기만 하면 되고, 신고하지 않아도 과태료 부과로 끝난다. 이 역시 노동자대표와 서면합의만 하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강력한 노동조합이 있다면 그나마 노동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명실상부한 “노동자대표”로 사측과 교섭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나라 노동자의 90%는 노동조합이 없다. 오늘 야합은 장시간노동에 대한 휴식시간도, 깎이는 임금에 대한 보전방안도 “노동자대표와의 서면합의”로 결정한다고 했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대다수 사업장에서 이는 결국 사측 마음대로 정하면 된다는 뜻이다. 조직된 노동조합을 ‘기득권 세력’이라며 공격하던 정부와 자본가단체들은 이번에는 가증스럽게도 미조직 노동자들의 임금과 생명안전의 권리를 먼저 빼앗는 야합을 밀어붙였다.


야합 직후 청와대는 대변인 논평으로 “기업은 생산성을 제고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자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철저한 기만이고 사태를 완전히 거꾸로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 탄력근로제의 핵심은 ‘일이 많아지면 노동시간을 늘리라’는 것이며 그 자체로 노동자의 생활균형을 파괴한다.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은 일말의 근거조차 없다. 기존 노동자들을 쥐어짤 수 있게 해주는데 왜 굳이 고용을 늘리겠는가.


오늘 탄력근로제 확대를 밀어붙인 경사노위는 이제 ILO 핵심협약 비준을 핑계로 도리어 노조파괴를 합법화하고 파업을 무력화하는 노동법 개악을 거래하자고 한다. 임금 깎고, 장시간노동 조장하고, 노동권 박탈까지 거리낌이 없다. ‘자본의 요구만 들어주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 착각하는 이 노골적인 친자본 정부에게 더 이상 무슨 기대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정부의 노동공약 파산과 개악으로의 역행을 ‘합의’로 치장해주는 경사노위에 일말의 미련조차 품을 이유가 없다. 먼저 전쟁을 선포한 것은 정부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굴복하지 않는 총파업과 저항이다.



2019년 2월 19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