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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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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문재인 정부는 철도 민영화 중단하라

- 2019년 철도의 날: 쪼개진 철도는 안전할 수 없다



지난 20년간 한국 철도의 역사는 곧 민영화의 역사였다. 때로는 ‘구조개혁’, 때로는 ‘경쟁체제’라는 외피를 썼지만 목적은 하나였다. 바로 철도를 갈가리 쪼개 팔아치우는 것. 전 국민이 이용하는 운송수단이니, 사업권만 따낸다면 자본에게는 노다지인 셈이다.


그렇기에 김대중 정부는 철도 분할 민영화의 대계를 세웠고, 노무현 정부는 이를 충실히 실행에 옮겨 그 첫 단계로 철도청의 시설(한국철도시설공단)과 운영(한국철도공사) 업무를 쪼개 별도의 기관을 만들었다. 애초의 계획에 따라 이 한국철도공사를 다시 이리저리 분할해 매각하려 했지만, 철도 노동자들의 총파업과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쳤다. 그래서 고안해낸 생각이 바로 ‘노선 분할’이었고,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새로 개통하는 수서발 KTX(현재의 SRT)를 한국철도공사에서 강제로 분리시켰다.


SRT는 탄생부터 민영화를 향해 달렸고, 지금도 철도공사가 보유 지분(41%)을 처분한다면 얼마든지 완전 민영화가 가능하다. SRT를 분할해 철도공사와 ‘경쟁’시킴으로써 요금이 낮아지고 서비스 질이 올라간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경쟁체제 덕분이 아니다. 요금 인하는 민영화에 반발한 여론의 비난을 피하려 했던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고, 굳이 경쟁체제가 아니더라도 정부가 공공철도를 지키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국가 책임하에 철도운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고 기어이 SRT를 분리시켰다.


분할된 SRT의 종착점은 결국 각 노선의 분할 매각이고, 공공철도의 해체다. 그래서 철도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에 SRT의 재통합을 요구했고,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이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SRT는 여전히 분리된 채로 달리고 있고, 그 사이 수도권 곳곳에 들어선 전철 노선들은 민영화와 민간위탁으로 점철돼 조각조각 민간에 팔려나갔다. 이 민간위탁 전철에서 철도공사와 지역 교통공사는 사업권을 따낸 민간자본 밑에서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기도 한다. 이윤을 따내야 하는 민간자본은 세금으로 수익 보전을 요구하면서 운영비를 후려친다. 투자를 늘리기는커녕 열차가 미어터져도 증편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 한편에서는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시민들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열차에 몸을 꾸겨 넣는다.


쪼개진 철도는 안전할 수 없다. 시설과 운영을 분리한 결과, 작년 강릉선 탈선사고 때 철도공사는 철로 건설 때부터 존재했던 문제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노선을 갈가리 찢어 팔아먹은 결과, 수도권 경전철은 민간위탁 사업자들이 ‘최소 비용과 최소 인력’을 강요하면서 노동자들부터 언제 사고가 터질지 불안해하는 지경이다. SRT가 분리된 채로 달리는 한, 정부가 말하는 ‘철도공공성’은 허언일 뿐이다. 20년간 계속된 분할 민영화의 망령을 이제 소멸시켜야 한다. 2019년 철도의 날, 지금 필요한 것은 껍데기뿐인 ‘축사’가 아니라 철도의 온전한 통합과 재공영화다.



2019년 6월 28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