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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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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일하다 죽어도 ‘계속 죽으라’? 이 정권은 살인에 맛 들였는가

- 모두가 안전한 공공철도 쟁취! 철도노조 파업 적극 지지한다



361개 전국 공공기관 가운데 최근 5년간 산업재해자 발생 1위. 오늘로 파업 나흘 차를 맞은 한국철도공사가 보유한 ‘피의 기록’이다. 심지어 산업재해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상위 30개 공공기관 가운데, 1위인 철도공사 말고도 4곳이 철도공사의 자회사다. 당장 지난 한 달 사이에도 죽음이 이어졌다. 10월 22일에는 경부선 밀양역 선로에서 작업 중이던 철도 노동자 3명이 열차에 치여 이 중 한 명이 목숨을 잃었고, 11월 11일에는 강압적 노무관리와 사측의 괴롭힘에 견디다 못한 철도노조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쯤 되면 철도공사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갈아 마시는 재해의 온상이다.


그렇기에, 이번 철도노조 파업의 핵심 요구 중 하나가 바로 인력충원이다. 사람이 부족하니 작업 중 안전요원조차 제대로 확보할 수 없고, 주간과 야간 근무를 번갈아 하면서 아침에 퇴근했다가 그날 저녁 다시 출근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1달에 9시간씩 휴일근로까지 강제적으로 시행된다. 이명박 정부가 구조조정을 밀어붙여 철도공사 정원을 5천 명이나 줄여버린 이래, 철도노조는 10년간 인력 충원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죽지 않고 일하게 해 달라’는 이 절박한 요구에 대해 ‘단 한 명의 인력도 늘릴 수 없다’고 답했다. ‘계속 그렇게 일하다 죽으라’는 말이다. 심지어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현재 철도의 주당 근무시간이 39시간 정도인데 이걸 더 낮춰달라는 것’이라며 마치 철도 노동자들이 파렴치한 요구를 하는 마냥 비난하고 있다. 국토부 장관 김현미는 ‘인력을 충원하면 인건비가 늘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없으면 운임 인상 등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노골적으로 협박했다.


이는 정부의 비열한 악선동이다. 철도는 탄력근로제를 시행하면서 평균 노동시간 주 40시간은 맞추고 있지만, 눈속임에 불과하다. 앞서 거론했듯 인력이 부족하니 근무 형태가 주야로 계속 바뀌고, 휴일 근무까지 맡게 되면서 어떤 주에는 52시간 이상을 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철도공사 노사는 작년에 이미 노동시간을 줄이는 근무체계 개편에 합의한 바 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 스스로 2022년까지 연간 노동시간을 1,800시간대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었다. 연간 1,900시간으로 맞춘다고 하더라도 주당 노동시간을 36시간 정도로 줄여야 한다. 자신이 내뱉은 약속은 깡그리 폐기한 채, 그 약속을 지키라는 노동자들에게 ‘파렴치한’의 낙인을 찍으려는 이 정부는 도대체 공약 파기 말고 할 줄 아는 게 무엇인가?


이번 파업의 다른 핵심 요구인 철도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철도 민영화 철회‧공공철도 재통합 문제도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의 뻔뻔한 공약 파기에 책임이 있다. 고속철도 승무 업무와 매표 업무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현재 철도공사 ‘자회사’에 소속돼 있는데, 이 자회사들은 철도공사 업무를 수행하는 사실상의 인력파견업체일 뿐이다. 하지만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하면서도 돈은 한 푼도 더 들이지 않고 생색만 내려는 이 정부는 ‘자회사도 정규직’이라는 희한한 발상으로 최저임금 수준에 허덕이는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한사코 거부했다. 이번 철도 파업에는 정규직 노동자들뿐 아니라 이 자회사 노동자들까지 함께 나섰는데, 이들이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기만으로 가득한 비정규직 대책이 파산했음을 알리는 증인들이다.


게다가 이 정부는 철도를 조각내 팔아치우는 민영화도 계승하려 한다. 박근혜 정부가 강제로 철도공사에서 분리시킨 수서발 고속철도(SRT)를 재통합하라는 요구를 묵살한 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심지어는 철도공사에서 아예 관제권을 분리시켜 별도 기관에 맡김으로써 철도를 더욱 잘게 쪼개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SRT 재통합뿐만 아니라 철도 민영화의 시발점이었던 운영(철도공사)과 시설(철도시설공단)의 분리를 다시 원상회복하는 것까지도 문재인 스스로의 약속이었다. 공공철도를 만들겠다던 공약 역시 허언에 불과했음을 이 정권은 온몸으로 입증하고 있다.


노동자가 죽어 나가도 계속 그대로 일하라는 살인 정권, 노동자의 재해를 막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을 알려줘도 ‘그렇게는 못 하겠다’는 무능한 정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민영화를 막겠다던 약속을 스스로 부정하는 파렴치한 정권. 절박한 요구를 외치며 교섭을 요청해도 보여주기식 ‘쇼’ 말고는 관심도 없는 이런 정권 앞에서, 철도노조의 파업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당한 저항이다. 일하는 노동자와 이용하는 시민 모두 안전한 공공철도를 위해,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철도노조 파업을 적극 지지하며 함께할 것이다.



2019년 11월 23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