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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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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코로나19 민생대책, ‘긴급복지지원제도’ 확대가 필요하다

- 재난기본소득제도 논란에 부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생계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책으로 2월 중 1‧2단계 조치를 발표하고, 3월에는 추가경정예산 11.7조 원 편성안을 내놓는 한편, 대구-경북 일부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그러나 그 외에 이제까지 나온 정부 대책은 생계위기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독거노인, 장애인, 쪽방 생활인, 홈리스 등 빈곤계층은 복지의 사각지대로 더욱 몰리고 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과 비정규노동자들은 해고나 무급휴직에 내몰리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대책은 없다.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은 대출과 융자 등 금융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결국 ‘빚 늘리기’를 강요할 뿐이다. 자영업자 생계난을 가중시키는 임대료 역시 임대인의 자발성에 맡기고,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을 지원하는 이른바 ‘착한 임대료 운동’ 지원뿐이다. 저소득층 쿠폰 지급이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금융‧세제 지원 등에 집중된 정부 대책은 결국 경기회복에 주안점을 둔 자본과 건물주 중심 지원책이다.


이런 정부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재난기본소득제도’가 봇물 터지듯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제도를 실시키로 했다. 이는 생계난에 처한 층에게 실질적인 생계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정부 대책보다 긍정적이다.


그러나 몇 가지 점에서 문제적이다.


우선, 재난기본소득론 중 수급대상을 ‘모든 국민’으로 하자는 주장은 취약계층에 집중 지원되어야 할 재원을 분산시켜 코로나19로 직접 피해를 입는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축소시킨다. 대표적으로 김경수 경남지사가 제안하는 재난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100만 원씩 1회 지급하자는 것인데, 여기에 드는 재원은 51조 원이다. 2회 지급하게 되면 102조 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국가의 재정은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써야 한다. 즉 취약계층에 대한 충분한 지원과 공공병원 확충처럼 꼭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쓰는 것이 올바른 재원 사용법이지, 피해를 입지 않은 모든 국민에게 주는 것은 소비 진작책일 뿐이다.


둘째, 비슷한 제안을 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안 역시 문제가 있다. 전국민에게 주자는 100만 원은 현금이 아니라 기한 내 쓰는 지역화폐나 온누리상품권이다. 가령 당장 임대료를 내야 하는 상인에게 가장 급한 것은 임대료 부담이지 지역화폐가 아니다. 결국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안은 실질적인 생계지원책이 아니라 소비 활성화를 통한 경제살리기에 맞춰진 것이다.


셋째, 지원 액수가 적으며, 일회성 지원에 불과하다. 현재 재난기본소득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액수는 최저 30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이다. 2회 지급을 주장하는 사람도 최대 60만 원이다. 이는 생계위기에 처한 사람(과 가구)이 생계를 유지할 만한 충분한 지원이 결코 되지 못한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런 대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


덧붙이자면, 기본소득에 대한 찬성 여부와 별개로, 지금 거론되는 재난기본소득은 기본소득이 갖춰야 할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기본소득은 무조건성, 보편성, 정기성, 현금성, 개인성을 그 조건으로 하는데, 일회적이며 현금성을 갖지 못한 재난기본소득은 ‘기본소득’이라기보다는 ‘긴급구호수당’, ‘긴급재난수당’의 성격을 갖는다.



이에 변혁당은 ‘긴급복지지원제도’의 확대를 통해 코로나19로 재난에 처한 계층에 안정적인 생계 대책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갑작스러운 위기로 생계가 곤란해진 저소득층에게 생계‧의료‧주거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즉 중위소득 75% 이하 가계 주 소득자의 실직, 폐업, 사망, 이혼‧투옥‧유기, 큰 치료비가 드는 질병이 발생할 경우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단 기존 급여 수급 대상자는 대상에서 제외). 생활비는 4인 가족 기준 매월 123만 원을 최대 6회까지 받을 수 있고, 의료‧교육‧주거 등도 지원한다. 현재의 지원액만으로도 1인당 30~100만 원씩 1회 지급하자는 재난기본소득보다 실질적인 생계 지원으로 더 현실적이다.


게다가 이미 시행되는 정책인 만큼 별도의 전달체계를 만들지 않고 빠르게 생계안정자금을 줄 수 있다. ‘긴급’한 생계위기를 해결한다는 취지에서 신청부터 지원금이 나오기까지 절차가 간소해 신청 후 48시간 이내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긴급복지지원제도’가 코로나19 재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지원 사유와 요건을 고쳐야 한다.


우선, 지급 사유에 ‘재난’을 포함한다. 현재의 지급 조건인 실직‧폐업‧사망 등을 넘어 감염병으로 인한 ‘재난’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이 새로운 감염병이 이후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참에 감염병으로 인한 재난도 사유에 포함해 재난 시 지원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임기응변식의 일회성 응급처방을 넘어 제대로 된 사회적 지원책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긴급복지지원제도의 확대는 그 장치가 될 수 있다.


둘째, 소득‧재산 등 현재의 지급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현재는 소득이 중위소득 75% 이상이거나 저축 500만 원 이상, 재산이 1억 8,800만 원(대도시), 1억1,800만 원(중소도시) 이상이면 지원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를 완화하여 코로나 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재산과 소득조건 없이 재난을 당한 ‘모든’ 가계(사람)에 지원하도록 지급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셋째, 코로나19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모든 사람에게 실질적이고 충분한 생계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현 지급액(4인 가족 기준 생활비 매월 123만 원)도 안정적 생계가 이뤄질 정도로 지원액을 상향조정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지금, 감염병 재난에 대처하는 기본태도는 무엇인가?


그것은 경제논리가 아니라 ‘인권’이 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코로나19가 미친 재난의 정도는 계급(계층)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난다. 가장 타격을 받는 건 비정규노동자, 작은 사업장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독거노인, 장애인 등 빈곤층이다. 이에 정부의 정책은 금리 인하나 세금 인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의 생존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확대가 되어야 한다. 재원은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와 30대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 등으로 해결하면 된다. 가령 작년 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 950조 원 중 10%만 환수해도 재원이 95조에 이른다.


변혁당이 긴급복지지원제도 외에도 5인 미만 사업장과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간급 휴업수당 지급과 고용안정 대책 마련, 코로나19 감염 노동자에 대한 상병수당(유급 질병휴가) 도입 등의 노동대책과 자영업자에 대한 임대료나 4대 보험료 감면, 독거노인 등 극빈계층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책 마련을 같이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20년 3월 17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