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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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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화재사건이 아닌 기업살인이다

- 이천 한익스프레스 노동자 사망사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



지난 4월 29일 이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38명의 노동자 사망사고는, 단지 화재로 인한 참사가 아닌 다단계 하청구조와 원청사의 무책임이 빚은 기업살인이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을 무거운 마음으로 추모하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매년 매월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중대재해 기업에 대한 철저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이번 사고는 목숨보다 이윤을 중히 여기는 자본의 탐욕과, 원청에게 무한히 관대한 현행 산업안전 관련법이 불러온 참사다.


사고가 벌어진 <한익스프레스> 창고 건설현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누나인 김영해 씨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건축 중인 건물로, 이번 사고는 열에 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에 우레탄폼이 인화하며 유독가스가 분출된 데다가, 물류창고의 특성상 좁은 출입구 등 탈출이 용이하지 않았던 데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현장에는 9개의 하청업체가 투입돼 작업이 진행되며, 서로 다른 업체 노동자들이 얽히고설킨 채 안전상의 문제가 급증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관리나 관련 교육 등이 철저하게 이뤄질 리 만무하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져야 할 책임보다, 위험한 작업환경을 강제할 때 생겨나는 이윤이 더 많은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목숨은 언제나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사망사고가 발생해도, 그 책임의 정점에 있는 원청사는 사실상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사고의 책임은 오로지 하청업체 직원이나 현장 관리자 수준에서 덮인다. 원청업체가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하지 않는 이상, 이번과 같은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반복돼 왔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원청 사용자가 책임지게 해야 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위험한 작업으로 가장 크게 이익을 얻는 이들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현재와 같은 법제도가 지속하는 이상, 원청 사용자는 안전관리에 비용을 쓸 리 만무하다.


중대재해에 이르는 사망사고는 실수도, 사건도 아니다. 기업에 의한 살인이다. 변혁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즉각 제정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사고 해결 과정에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원청과 유관 정부부처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의 책임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것이야말로 고인들에 대한 최소한의 애도이며, 또 다른 사고의 반복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변혁당은 다시금 희생된 노동자들을 애도하며, 피해 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0년 5월 1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