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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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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당 성명] 최대 징역 1년, 산재 사망의 죄값은 여전히 가볍다
- 산재사망  김태규님 판결에 부쳐


오늘 오전 10시, 작년 4월 10일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중 열려 있는 채로 운행되던 5층 화물승강기에서 추락사한 고 김태규님 사망사건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사망사건이 일어난 지 437일 만에 1심 재판 선고였다. 

그동안 산업재해가 발생해도 벌금형에 그치거나 무혐의로 종결되던 게 부지기수였던 것에 비해, 현장 소장 김현기에게 징역 1년, 승강기 담당자 현장 차장 문혁민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승강기 제조업자에게 500만원이 선고된 것은 일견 진전된 판결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 조금의 진전으로 유가족을 위로하고, 향후 건설 현장의 산업재해를 방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애초에 기소의 대상에서 사망현장의 실질적 책임자인 사업주와 건축주가 제외된 반쪽짜리 판결인데다가, 여전히 유가족이 제기하는 수많은 의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이마저도 유가족이 직접 검찰을 찾아다니며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면, 그나마 시민사회 단체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이 아니었다면 다른 산업재해 판결처럼 솜방망이에 그쳤을 것이 분명하다.

이렇듯 기업주와 건축주 등의 실질적 책임자가 제외된 꼬리 짜르기와 기업 봐주기 수사·판결은 처음이 아니다. 하루에 7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게 되는 죽음의 산업현장을 만든 것이 바로 오늘의 기업봐주기 판결이다. 최근 한익 익스프레스 화재 참사 역시 노동부가 스스로 사고위험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주 이익을 위해 부실한 안전계획서를 현장감독 없이 승인함으로서 참사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민중을 탄압할 때는 법치국가를 운운하고, 정작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는 어떤 법도, 정의도 사라지게 되는 이 잘못된 사회를 바꾸지 않고서는 산재사망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잘못된 사회의 이면에는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비용마저 아껴 기업의 이윤을 올리려고 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있다. 노동자가 일하다 죽더라도 제 이익만 지키면 된다는 기업가의 윤리의식도 문제이지만, 이것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노동자가 과연 한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 

24살 청년이 일하다 안타깝게 죽었지만, 그것에 대한 한국사회의 대답은 고작 현장 책임자 최고 징역 1년이다. 이렇게 기업주에게 면죄부를 주는 사회는 청년에게, 노동자에게 어떠한 미래와 희망도 약속하지 못한다.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조금의 위로도 할 수 없다. 

죽음 현장을 멈추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는 목소리에 21대 국회는 답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이마저도 기업의 처벌수위를 낮추는 안을 제시하며 수많은 산재사망 유가족과 노동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산재사망을 멈추고, 기업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죽이는 한국 자본주의를 변혁하기 위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2020년 6월 19일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