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명과 논평

> 성명과 논평

201007_중앙당 성명.jpg



[성명] 헌재 헌법불합치 판결 위배, 낙태죄 존치하는 입법예고안을 철회하고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라!!


1년전 헌재 앞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아들었던 그 날의 환호가 무색해지는 날이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판결에도 문재인 정부는 결국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시키면서 또다시 허용과 처벌을 골자로 한 입법예고안을 내놓았다. 이전보다 완화된 입법안이라고, 이정도면 많은 여성들이 구제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마라. 정부의 입법안은 여성들이 안전하게 출산할 사회경제적 조건을 만들어야 할 국가 책임은 방기한 채, 다시금 여성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다시금 임신주수와 사유로 국가가 임신중지 여성에 대해 단죄와 처벌을 여전히 유지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임신 14주까지 여성의 임신중지를 처벌하지 않되, 24주까지는 성범죄에 따른 임신이나 사회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등에만 임신중지를 허용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여성마다 임신을 인지하는 시점은 다르고, 임신초기를 훌쩍 넘겨 임신사실을 인지하는 여성도 많다. 특히 후기 임신중지의 경우 남편의 폭력이나 여성과 태아의 건강상의 문제가 다수를 차지하며 각 시기별로 임신중지를 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사유들이 존재한다. 이를 무시한 입법예고안은 여성들이 숙고해서 내린 판단에 국가가 허용과 처벌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국가가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 것에 다름아니다.


입법예고안은 지정 기관에서의 상담 후 일정한 숙려 기간을 거치면 사회경제적 사유에 따른 임신중지를 허용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상담과정이 여성들에게 죄책감을 강요하고, 숙려기간을 통해 시간을 지연시켜 적기에 제대로 된 의료지원을 받지 못하게 만들 수 있기에 문제적이다. 임신중지와 관련한 상담은 본인의 필요에 의해 선택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정보전달과 의료접근권을 보장하는 목적 이상이어서는 안된다. 


특히 이번 모자보건법 개정 입법예고안에 임신중지 시술에 대한 의사의 진료거부권이 명시된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의사의 진료거부권은 여성에게 시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헤매야하는 부담을 지워 의료접근권을 크게 후퇴시키킬 뿐 아니라, 임신중지 시술을 보편적 의료행위가 아닌 거부 가능한 비도덕적 의료행위로 규정해 임신중지를 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시킨다. 의료법 제15조 진료거부 금지 조항은 임신중지 시술에도 예외일수 없으며, 의사의 종교나 신념은 진료결과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야한다.


정부는 지금 당장 입법예고안을 철회하라. 형법상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고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다시금 입법안을 마련하라. 낙태죄 전면 폐지를 여성계만의 요구로 축소시키지 마라. 낙태죄 전면 폐지는 여성의 몸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을 없애는 운동과 연결되어 있으며, 평등한 여성노동권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과 연결되어 있다. 정부가 지금의 입법예고안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이 땅의 모든 여성들, 그리고 여성에 몸에 대한 국가폭력에 맞서 투쟁해온 모든 이들의 분노에 다시금 맞닥뜨릴 것이다. 



2020. 10. 7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