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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과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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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당 성명] 빈껍데기 누더기 법안으로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없다

- 야만을 멈출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

 

 

 

더 이상 이 야만적인 사회를 두고 볼 수 없다.

우리는 일터에서 3~4시간 마다 1명이 죽고, 5분마다 1명씩 다쳐나가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 현실의 배경에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기업, 기업의 범죄를 방관하고 묵인한 행정당국, 책임자에게 솜망방이 처벌로 면죄부를 주는 사법부가 있다.

 

2008년 이천 물류창고 사고로 40명이 죽어도 기업은 고작 벌금 2,000만 원의 처벌을 받았을 뿐이다. 1인당 50만 원이다. 12년 뒤 같은 사고가 반복됐고, 다시 38명의 노동자가 죽어 나갔다.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2016년 구의역 김군과 2018년 발전소 비정규직 김용균의 사망 모두 해당 원청 기업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노동자에겐 먹고 살기 위한 노동이었지만 그 노동의 대가는 죽음이었고, 그 죽음의 대가로 자본은 더 많은 이윤 챙겨왔다. 안전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보다 안전을 무시해서 받을 처벌이 더 가볍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을 죽여서 돈을 벌어도 되는 사회, 그 사회가 별일 없다는 듯 계속 돌아가는 것 모두가 야만이다.

 

 

 

중대재해기업 ‘보호법’으로 둔갑하는 처벌법

이 야만과도 같은 사회를 바꾸기 위해 사고의 책임이 있는 사주와 경영인, 기업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운동이 시작된 지 15년이 지났다. 그리고 2020년 10만 명이 넘는 노동자시민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국민입법청원으로 직접 발의했다.

 

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대로 논의 한 번 되지 않은 채, 정부와 여야의 빈껍데기 누더기 법안으로 대체되고 있다. 자본과 기업들은 법안 자체를 반대하고 나섰고, 정부와 정치권은 핵심내용을 삭제·유예·완화하면서 법안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중대재해 정의를 좁게하고, 법의 적용과 책임자 범위를 축소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또 법 적용을 2~4년 유예하는 규정과 처벌 수위를 낮춰서 법 제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

 

2020년 1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의 죽음으로 개정된 김용균법(산안법 개정)에 김용균이 제외됐듯이, 이번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위험을 외주화 하는 원청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처벌법으로 둔갑하고 있다. 이는 계속 사람을 죽여서라도 돈을 벌겠다는 자본의 선언이고, 그들이 그렇게 돈을 벌어도 될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정치의 고백이다.

 

 

 

빈껍데기 누더기 법안으로 노동자시민의 피눈물을 조롱말라

여야는 임시국회 마지막 날(8일) 본의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안 자체가 이미 온전한 법안이 아닌 상황에서 그들이 정치적으로 타협할 법안의 수준이 어떨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미 지난밤 사이 민주당과 국민의 힘이 처벌 수위를 정부안보다도 더 낮추는 것으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한 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 이 말은 2017년 대선 후보자 시절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이었다. “다녀올게”라는 인사말을 마지막으로 일터에서 퇴근하지 못한 노동자가 한 해 2천4백 명, 그 노동자의 가족과 동료들, 그리고 똑같이 자본의 탐욕으로 죽어간 사회적 참사 피해 시민과 가족들의 눈물이 모여 강물을 이룰 지경이다. 이 피눈물로 흐르는 강물을 빈껍데기 누더기 법안으로 닦을 수 없다.

 

정치권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보호법’으로 둔갑시키기 위해 골몰하는 사이, 3일 울산 현대차공장에서 하청노동자가 사망했고, 4일 포항에서 식자재를 운반하던 노동자가 숨졌다. 그리고 5일 천안에서 폭발사고로 2명의 노동자가 다쳤다.

 

 

 

야만의 사회를 바꾸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죽음과 피눈물이 필요한가.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시민의 안전을 위해 마땅히 했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야만을 멈출 수 있는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는 것이다.

 

 

 

2021년 1월 6일

사회변혁노동자당 충북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