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기후위기 주범인 기업과의 협력으로는 녹색미래를 그릴 수 없다
- P4G 서울정상회의를 반대한다
2021 P4G 서울 정상회의가 5월 30일부터 이틀간 개최된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환경 분야 다자정상회의임을 강조하며 P4G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P4G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목표 아래 정부기관, 기업, 시민사회가 모인 글로벌 협의체다. 그러나 그 구성과 방향을 보면 P4G가 현재 기후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기업의 이윤을 위한 성장정책을 윤색하기 위한 기구에 불과함이 자명하다.
현재 P4G는 12개 국가와 더불어 씨티그룹, GM, 코카콜라 등 초국적기업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SK, 한화와 같은 대기업이 참여 중이다. 사업의 대부분이 기업들에 의해 주도됨으로써, 탄소배출을 많이 하는 기업의 ‘그린워싱’ 효과만 낳고 있는 형국이다. 일례로 한국에서 P4G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SK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직접 시공하고 투자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LNG발전소 건설을 강행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P4G 세계정상회의를 홍보하는 SNS만 들어가도 알다시피, 각국 정부는 직접 나서서 기업 홍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즉 P4G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진지한 고민이 아니라 오로지 기업에 친환경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정부와 자본이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책임자인 기업, 특히 대기업과 함께하는 P4G는 녹색미래를 열 수가 없고, 녹색분칠을 한 회색 디스토피아로 가는 길일 뿐이다.
P4G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목표 2030을 위한 연대’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녹색성장’을 주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녹색성장’은 그 개념 자체가 기만적 수사에 다름이 아니다. 현재의 기후위기를 야기하고 있는 탄소배출은 자본주의적 생산과 그에 따른 ‘성장’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자는 것은 형용모순일 뿐이다. 결국 방점은 성장에 찍혀있다. ‘녹색성장’ 속에는 진정한 탄소배출 감축 정책은 없고 오직 기존의 자본주의적 생산에 녹색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시도만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녹색성장’은 국가 정책 차원의 ‘그린워싱’ 프로젝트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 진행될 P4G 개회선언에서 문재인 정부는 세계 정상들에게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탄소중립 실현에 적극 동참을 호소하고, 기후 대응 취약 국가를 위한 지원 계획도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세계 7위의 탄소배출 국가이고 기후대응지수에 대해서도 최하위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문재인 정권과 P4G 모두 기후위기를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
P4G는 사실상 기후위기와 관련된 비판으로부터 기업의 이윤과 자본주의적 성장 정책을 방어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는 기업과 국가들에 녹색 이미지를 덧칠하려는 모든 시도에 반대하며 P4G와 문재인 정권의 기만적 행보를 규탄한다. 또한 .기후위기의 극복은 자본주의적 성장체제에선 불가능하기에, 기후위기를 만들어낸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하기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21년 5월 30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