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쿠팡 물류센터 노동조합 출범을 환영한다
- 전 민중의 연대로 물류노동자의 죽음과 희생을 멈추자
6월 6일, 쿠팡 물류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출범했다. 쿠팡 자본의 살인적 착취에 저항하겠다는 선언이다. 지금, 쿠팡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1년간 9명이 쿠팡 물류센터에서 산업재해로 죽었다. 인정된 산업재해만 750건이 넘는다. 쿠팡 2020년 매출액 약 13조 2,500억 원으로 2019년 대비 91% 증가, 쿠팡의 급속한 성장 뒤에는 노동자의 죽음과 희생이 있다.
쿠팡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로켓배송’이다. 주문 후 하루 만에 상품을 배송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대규모 물류센터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어마어마한 작업량을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쿠팡은 시간당 생산량(UPH)을 꼬박꼬박 측정해 노동자를 상대평가로 줄 세운다. 정규직이 2%밖에 안 되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UPH 등급은 매일 진행되는 인사평가와 같다. 노동자들은 저성과자로 낙인찍히지 않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것이다.
쿠팡 자본이 3개월-9개월-12개월 단위로 쪼개 놓은 계약구조 안에서, 노동자는 총 2년을 일해야 무기계약직이 될 수 있다. 쿠팡은 이런 쪼개기 계약으로 현장을 통제한다. 산재를 신청하거나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은 노동자 대부분이 재계약에서 탈락한다. 모두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로켓배송을 자랑하는 쿠팡이지만, 쿠팡에게 노동자는 더 빠른 로켓을 위해 소모되는 연료에 다름 아니다.
쿠팡이 도입한 숨 막히는 현장통제와 쪼개기 계약, 악질적인 노무관리는 전체 물류산업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한때 ‘착한기업’ 흉내를 내던 쿠팡은 지난 3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가입을 신청하는 등 노골적 노동탄압에 나서고 있고, 정부와 지자체는 쿠팡의 노동탄압을 금지하기는커녕 싼값에 부지와 세제혜택, 교통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쿠팡의 들러리를 자처하고 있다.
쿠팡 물류노동자들은 쿠팡을 위해 소모되는 연료이기를 거부하며 스스로 일어섰다. 사람 죽어나가는 쿠팡의 노동통제가 ‘업계표준’으로 자리잡아가는 지금, 쿠팡 물류센터 노동조합은 쿠팡노동자 자신의 권리는 물론 전체 물류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무기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고 확대하기 위한 전 민중의 연대를 촉구한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은 쿠팡 노동자들과 함께, 더 나아가 전체 물류산업노동자들과 함께 싸울 것이다.
2021년 6월 7일
사회변혁노동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