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아니라 살인입니다
- 연이은 환경미화노동자 산재사망에 부쳐
불과 이틀 만에 2명의 환경미화노동자가
도로 위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15일에는 새벽에 혼자 도로변을 청소하던 노동자가
달려오던 크레인에 치였고,
그에 앞서 13일에는 밤중에 길 위에 떨어진 상자를 치우던 노동자가
승용차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작업자 안전을 위한 2인 1조도,
사고를 막기 위한 표시등도 없었습니다.
올해만 환경미화노동자 산업재해 접수 건수가 123건(9월 기준),
지난 5년간을 집계하면 무려 852건이라고 합니다.
차가 쌩쌩 달리는 야간에 노동자 홀로 도로에 내보내고서는
형광색 옷 하나 덜렁 입혀 놓으면 되는 겁니까?
‘운전자 부주의’ 책임만 물으면 끝납니까?
그러고서도 또다시 노동자들을 야간도로로 하나씩 하나씩 내몰겠지요.
이건 교통사고가 아니라, 노동자 살인입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노동자 ‘목숨값’이 안전‘비용’보다 싸게 먹히니까요.
더군다나 환경미화와 생활폐기물 처리 등 청소 업무는
‘민간위탁’이라는 이름으로 광범하게 외주화되어 있습니다.
책임을 져야 할 지자체는 민간업체에 돈만 주고 나 몰라라 합니다.
지난 13일 목숨을 잃은 환경미화원도 민간위탁 노동자였습니다.
‘환경미화는 고귀한 노동’이라고 백날 말로만 해봐야 무슨 소용입니까.
그 누구도 감히 노동자의 ‘목숨값’을 돈푼으로 비교하지 못하도록
현실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작업자 안전은 그 어떤 ‘비용’을 초월해서라도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하고,
사용자와 관리자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합니다.
나아가 일상의 민영화나 다름없는 민간위탁을 폐지해
환경미화와 생활폐기물 처리 등 공공사무는 지자체가 직접 책임져야 합니다.
돈 때문에 노동자를 죽이는 이 틀려먹은 체제를 뒤집기 위해 싸우겠습니다.
고인이 된 노동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2021년 12월 17일
20대 대선 노동자민중 사회주의좌파공투본 경선후보
기호1번 이백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