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32시간제 도입이 반갑지 않은 이유]
‘우아한’ 형제들의 악랄한 ‘경영’은요?
지난 금요일, 국내 배달앱 점유율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이
내년부터 주3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도 주35시간제를 채택하고 있었는데, ‘업무효율을 높이고 일‧가정 양립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더 줄인다고 하네요.
게다가 일하는 시간이 줄어도 소득은 이전처럼 보장될 거라고 합니다.
처음엔 환영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배민’의 32시간제에는 정작 수많은 ‘배달노동자’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배민이 밝힌 노동시간 단축을 적용받는 건 정확히 말하면
이 앱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임직원입니다.
배민은 자신들이 배달노동자들을 고용한 게 아니라 ‘중개’할 뿐이라고 합니다.
배민 앱으로 분초를 다퉈 지시받고 통제받는데,
정작 배달노동자는 배민 소속이 아니랍니다.
배달일은 잠깐, 짧게 일하는 ‘알바’나 ‘부업’ 아니냐고요?
배달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8시간을 훌쩍 넘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배달노동자들이 장시간노동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배달 건수로 임금을 받기 때문에, 숨 돌릴 틈도 없이 더 많이, 더 오래 일해야 합니다.
그렇게 일해도 보험료, 유류비, 식대 등 각종 비용을 제하면 최저임금 남짓한 돈을 손에 쥡니다.
배달노동자라고 워라밸이 싫어서 오래 일하는 게 아닙니다.
임금‧고용‧노동시간 등 모든 면에서 최소한의 안정성도 박탈당한 채 일하는데
어떻게 ‘우아한’ 삶을 꾸립니까?
원청이 업무를 지시하고 통제한다면, 고용책임 역시 져야 합니다.
배달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배달노동자들에게도 주32시간 근무로 여유롭게 살 수 있도록 생활임금을 보장하십시오.
수지가 안 맞아 도저히 그렇게는 못 하겠다면, 그 사업 공공에 넘기십시오.
‘언택트 시대 필수노동’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사회에 필요한 일이라면 공공이 수행하는 게 마땅하지요.
업종 불문, 직종 불문, 누구나 하루 6시간만 일해도 우아하게 살 수 있는 세상,
함께 싸워 만들겠습니다.
그게 우리가 말하는 사회주의입니다.
20대 대선 노동자민중 사회주의좌파공투본 경선후보
기호 1번 이백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