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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은 이렇게 조용히?
117호 | 2020.11.18

표지이야기

세습은 이렇게 조용히?

세습은 이렇게 조용히? 기아차 “모닝”을 생산하는 동희오토가 100% 사내하청 비정규직으로 굴러가고 있을 때, 그는 동희오토 원청인 기아자동차 사장이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외치며 울산공장 점거파업을 벌였을 때, 그는 현대자동차 부회장이었다. 현대차가 진두지휘한 부품사 노조파괴로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가 목숨을 끊은 뒤, 그는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됐다. 그 정의선이 이제는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3대 세습의 고리를 이었다. 정의선에 대한 찬사만 보이는 가운데, 지난 10년간의 범죄와 비정규직 착취에 대한 문제는 감춰졌다. 그 정의선이 자임하는 ‘미래자동차산업으로의 전환’이라는 ‘사명’은 이제 어떤 모습으로 노동자들 앞에 펼쳐지게 될까. <변혁정치>는 이번 호에서 현대차그룹 3대 세습 문제를 “이슈”로 다뤘다. 삼성 이재용의 경영승계와 비교할 때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정의선 역시 필연적으로 지분 세습과 지배권 확보 과정에서 추잡한 진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그에 수반될 탈법과 꼼수는 ‘비도덕적’이어서 문제인 것만은 아니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해 벌어들인 막대한 사회적 부를 오직 충수일가 세습을 위해 낭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재용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국민연금까지 끌려들어 갈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질 ‘정의선 신시대’는 ‘미래차 전환’을 명분 삼아 완성차-부품사에 이르는 거대한 공급사슬에서 민주노조를 들어내는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우리의 세상’에 닥쳐올 파도가 높다.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지난 10년 이상 비정규직과 부품사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묻혀 온 정의선의 손을 잡고 매달린다면, 스스로를 풍랑의 제물로 바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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