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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되는 생명은 없다
79호 | 2019.01.17

표지이야기

죽어도 되는 생명은 없다

죽어도 되는 생명은 없다  故 김용균의 어머니는 말한다. “아이 두 동강 난 걸 사진도 보고, 이야기도 듣고, 이건 한국에서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일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빨리 나오라 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이 대체한다 해도 같은 상황일 겁니다. 아들이 일하던 곳, 정부가 운영했잖아요. 정부가 이런 곳을 운영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일하는 아이들에게 빨리 나가라고, 더 죽는 거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아들 하나면 됐지, 아들 같은 아이들이 죽는 걸 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아들의 참혹한 죽음 앞에 무너지지 않고 진상규명을 해오고 있는 그의 부모를 볼 때마다 드는 왠지 모를 미안함, 죄책감의 정체는 무언가. 내가, 우리가 왜, 주말마다 청와대로 함께 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왜 그런 느낌을 받아야 하는가. 그런 건 사람을 소모품으로 여기고 비용만 따지며 법보다 관행을 좋아하는 무리들이 느껴야 하는 것 아닌가. 그의 이름을 붙인 누더기가 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자화자찬하는 무리들이 느끼다 괴로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고 한 달이 넘은 요즘 그의 어머니는 진상규명하면 발전소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게 있냐고 묻는다고 한다. 발전소 사고 뒤로도 여기저기서 계속 노동자가 죽어나가는데 대통령은 만나서 대화하자는 비정규직들의 외침에 답도 없다. 김용균 사고만 진상규명한다고 해서 온 나라 곳곳에 퍼져 있는 비정규직들한테 좋은 게 ‘그냥’ 생길 리가 없는 이유다. 좋은 것도 나중이다. 제발 죽지만 않게! 비정규직 이제는 그만!   표지사진·글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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