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변혁정치

> 변혁정치

정규직전환 약속,
차별철폐 아닌
온전한 정규직으로 이행돼야

 

나래인천

 

46-기획_인천공항비정규직.jpg

        [출처 : 공공운수노조]


당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공항을 방문했다. 인천공항은 12년 연속 공항서비스 평가 세계1위를 자랑하지만, 공공기관 비정규직 규모 1위라는 오명도 함께 지니고 있다. 그 규모를 살펴보면 인천공항공사를 원청으로 둔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2016년 기준 6831명으로, 정규직 노동자 12백여 명에 비해 5배나 더 많다. 게다가 향후 제2여객터미널 개항으로 3천 명이 더 늘어나면 인천공항 전체 비정규직 규모는 62개 용역사, 1만여 명에 달할 예정이었다.

지난 512일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만남에서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특히 안전과 생명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분야는 반드시 정규직 전환과 고용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강조했고,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을 재조정해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하면 가산점을 주도록지시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연말까지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신정부의 행보와 인천공항공사의 즉각적인 공표는 전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정부 일자리 정책, 마냥 기뻐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과의 만남 이틀 만에 일명 좋은일자리창출TF이 발족했다. 26일에는 개항 이래 최초의 노사 상견례가 진행됐다. 이같은 모습을 보면 그동안 노조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정규직 전환이, 사실 인천공항공사에서 주장했던 것처럼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신정부의 정규직화약속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정부에서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74천 명이 무기계약직으로 대거 전환됐다. 대표적 사업장으로 서울메트로와 다산콜센터가 있다. 작년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이후 서울시는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의 단계적 직영화를 추진했다. 사망한 김군과 같은 업체 소속의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다산콜센터는 서울시가 재단을 만들어 고용전환했다. 이들은 용역업체에서 벗어나 무기계약직자회사 형태로 고용전환됐지만 여전히 임금은 정규직에 한참 못 미치고 심지어 기존보다 줄어들기도 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임금 수준은 정규직 4,928만원에 비해 절반인 2,827만원으로 비정규직 기간제 사원 임금수준인 2,794만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더욱이 임금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금책정기준 자체를 비정규직에 맞추고, 고용형태도 정규직이 아닌 중규직으로 전환한 것이다.

여전히 비정규직 차별대우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정규직은 평생 될 수도 없는 고용형태 전환이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과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정도라도 감사하며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우리가 외친 것은 비정규직 차별철폐가 아닌, 비정규직 철폐!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자회사를 만들어 아웃소싱된 1만 명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은 자회사나 무기계약직 형태의 무늬만 정규직 전환이어선 안 된다. 자회사로의 전환은 명확히 정규직 전환이 아니다. 단지 용역업체에서 자회사로 소속만 바뀔 뿐 여전히 간접고용 비정규직인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위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정규직화 국민 안전에 도움이 되는 정규직화 인천공항 내 민간기업 노동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제도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박대성 지부장은 어떤 정규직화이냐가 더 중요하다. 정부, 노조, 공사 간 논의테이블에서 앞으로 계속 논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정규직 전환 논의 과정에서 노동자를 대상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결사권과 주체화의 당사자임을 정부가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할 사실이 있다. 이번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약속은 문재인 대통령이 소위 좋은 사람이어서 가능했다거나, 그의 개인적 성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2008년 출범해 약 10년간 끊임없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투쟁해온 주체인 노동조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이 비정규직 차별철폐가 아닌 진정한 비정규직 철폐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 k2s0o1d6e0s8i2g7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