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학습, 지금 바로 전화주세요
윤호숙┃교육위원장
변혁당은 올해부터 “사회주의 ABC”라는 세미나를 개설해 공개 모집하면서, 사회주의에 관심 있는 이들과 함께 공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당원 팀을 포함해 서울‧경기, 인천, 충북 등 여러 지역에 걸쳐 모임들이 착착 진도를 나가고 있지만, 모집 광고를 낼 때만 해도 ‘과연 얼마나 신청할까’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혹시 신청자 모으기 힘들까 싶어 신청 기간을 한 달로 잡았는데,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연락이 이어지며 2~3일 만에 1개 팀 인원을 훌쩍 넘었고 금방 2개 팀이 구성되었다. 사회주의 학습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모임을 시작하면서 신청자들의 참여 이유를 들어봤다. “너무 하고 싶었던 학습이다”, “사회주의운동을 제대로 알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주의, 그게 맞는 내용인지?” “사회주의자라 주장하지만, 점점 그것과 멀어지는 삶을 살게 되지 않나?”, “사회주의에 대한 막연함, 풀리지 않는 고민을 다양한 구성원과 토론하고 싶다”, “관심은 크지만 혼자 공부하기 어려웠다” 등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빠른 신청속도만큼 오랜 갈증이 느껴졌다. 그만큼 사회주의 학습의 기회를 만나기 어려웠다는 뜻이리라.
다시 만난 사회주의, 역사와 과제
요새 “사회주의 ABC” 세미나 팀은 한창 사회주의 운동의 등장과 역사적 전개를 공부하고 있다. 프랑스대혁명 과정에서 등장했던 평등파 운동을 근대 사회주의의 출발점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본주의-자유주의의 길과는 다른 세상을 추구했던 초기 사회주의자들이 정식화했던 사회주의 핵심원칙은 무엇인가? 맑스와 엥겔스 사상의 핵심 주장은 무엇인가?
러시아혁명은 모두에게 열기를 불어넣는 핵심 주제다. 역사상 최초로 노동자계급이 국가권력을 장악했던 러시아혁명의 역동적 흐름을 들여다보면서 온갖 질문이 나온다. 러시아 노동자들과 인민은 자신들을 굶주림과 전쟁, 죽음으로 내몰았던 구체제를 무너뜨릴 주체로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드디어 마주한 혁명의 전야에 러시아 혁명가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토론했으며 어떤 입장을 세웠는가? 그들의 정세판단과 주체진단, 결정과 실천을 지금 여기 우리의 현실과 과제에 견주어 살펴보기도 한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세계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의 연합이었던 제2인터내셔널 내에서 벌어졌던 여러 논쟁을(개량이냐 혁명이냐, 총파업에 대한 태도, 전쟁과 식민지 문제에 대한 입장 등) 들여다보는 것도 구체적인 소재만 다를 뿐, 현재적 논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현실의 사례토론으로 이어가기도 한다.
사회주의가 무엇이고, 무엇이었으며, 무엇이어야 하는지 알고 싶은 갈증은 세미나에 참여한 모두가 항상 느끼고 있다. 그만큼, 각자 생업을 포함해 일도 많고 바쁜 와중에도 참여도가 높다. 요약발표, 토론 거리 가져오기 등 준비에도 충실하고 활발한 질문과 토론이 이루어진다.
사회주의, 모두의 선택지가 되도록
자본주의 철폐와 사회주의 세상 건설을 강령으로 내걸고 변혁당이 출범한 지도 3년이 지났다. 4년 차를 맞이하는 이번 2019년 총회에서 변혁당은 사회주의 대중화로 나아가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 실천에 나서자는 뜻을 모았다. 사회주의 대중화는 당원들이 사회주의 운동의 주체로 서고, 저마다 자신의 공간에서 사회주의 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치고 이끌어 나가는 실천을 바탕으로 가능하다.
실천에 나서자마자 곧바로 부딪칠 벽은 아마도 오해와 편견, 부정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는 사회주의에 대한 대중적 인식일 것이다. 이를 깨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사회주의 혁명을 주장하는 당의 당원으로서 자기 생각으로 사회주의를 쉽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사회주의적 가치와 정책, 투쟁을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 사회주의는 더 이상 소수 활동가만의 선택지가 아닌 대중적 선택지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사회주의 운동의 확장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관심과 지향을 넘어 우리가 말할 사회주의 사상과 운동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분명한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많은 학습과 토론이 필요하다.
“사회주의 ABC”는 사회주의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해 △사회주의에 대한 이론적, 역사적, 운동적 접근과 이해 △사회주의운동에 대한 비판적 성찰 △사회주의운동의 필요성과 지향인식 등을 공부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당원들이 함께 활동하는 동료들과 같이 학습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잘 정리된 교재와 강의, 토론 안내를 준비했다. 사회주의 대중화를 위한 실천의 하나로 먼저 시작한 서울, 인천, 경기, 충북지역을 넘어서 당원이 있는 전국 곳곳에 사회주의 학습의 기회를 만들고 넓혀나가자. 더 많이 사회주의를 알리고, 지금 여기 한국 사회주의 운동의 전망과 실천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자.
역사 속에서 사회주의는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유력한 대안 운동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사회주의가 궁금한 분들, 사회주의를 제대로 알고 싶은 분들, ‘자본주의는 이제 그만! 세상을 바꾸자!”는 분들, 사회주의 ABC는 바로 여러분을 위한 것이다. 두드리라, 열릴 것이다. 새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