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변혁정치

> 변혁정치

합법적 사회주의 등록정당으로 

노동자권력을 만들 수 있을까?


오**┃정치캠프 참가자



<변혁정치> 구독자로서 사회변혁노동자당 활동에 관심이 많아 이번 정치캠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틀 일정 가운데 하루밖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번 정치캠프 참여하면서 느낀 점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특히 이번 정치캠프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등록정당’ 여부에 관한 것이었는데, 이와 관련한 논쟁을 보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떤 이는 ‘사회주의가 제철 과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최근 ‘사회주의를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사회주의에 대한 논의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은듯하여, 제가 생각하는 사회주의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론 저의 주장에 대해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1.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국유화와 복지 확대가 사회주의인가? 국유화나 복지 정책이 사회주의의 기준이라면, 국가 기업 중 일부만 국유화를 단행한 나라는 ‘일부 사회주의’로 봐야 할까?


이번 정치캠프 세션 가운데 “한국경제의 대안: 반자본 사회화 경제론” 강좌 발제문에서는 소련, 유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여러 나라의 사회화 정책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설명이 되어 있어서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발제문의 내용은 사회주의를 주로 국유화 또는 자주 관리, 경영 참여, 복지 정책 등의 측면에서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즉, 자본주의의 주요 모순을 ‘생산의 사회화와 생산수단의 독점화’로만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생산수단의 독점화는 원시 공산주의 사회를 제외한 모든 지배-피지배 구조 사회의 주요 모순이었습니다. 자본주의가 다른 체제와 구분되는 것은 바로 개별 자본들의 무분별한 경쟁과 이윤 축적을 통해 생산력이 발전한다는 것이며, 이 때문에 생산의 무정부성, 이윤율의 저하 그리고 노동자 착취 등 여러 가지 모순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은 바로 이러한 개별 자본들의 무분별한 경쟁을 중단시키는 것이며, 그것을 위해 국유화를 기반으로 한 ‘노동자 자주 관리 위원회의 계획경제’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개별 국가 차원에서 실현될 수 없기에 노동자계급의 국제적 연대 투쟁, 사회주의 혁명의 국제적 확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것입니다.


노동자권력을 통해 실현해야 할 조치는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주요 기업에 대한 국유화를 토대로 개별 자본의 경쟁 시스템을 막고 노동자 자주 관리에 기반을 둔 계획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몇 개의 기업을 국유화를 할지, 어떤 산업 부문까지 계획경제를 실현할지는 계급투쟁의 힘 관계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노동자 투쟁의 조직화를 통해 국유화를 계속 확대하고, 노동자 자주 관리에 기반한 계획경제 또한 모든 산업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입니다(여기서 하나 언급할 내용은 노동자 권력 하에서 실시하는 국유화가 아닌, 자본주의 하에서의 국유화는 결코 노동자 착취를 중단시킬 수 없으며, 개량주의적 투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캠프 발제문에는 반자본-사회화 경제의 상에 대해 제시하면서 결국 노동자 투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노동자 투쟁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없다면 공허한 주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92_24_수정.jpg




2. 노동자권력 쟁취와 ‘등록정당’은 어떤 관계가 있나?


노동자권력은 소수의 쿠데타가 아닌 노동자 대중의 투쟁 속에서 건설된 투쟁의 지도부(소비에트, 평의회)가 권력을 잡는 것이며, 이것은 지금과 같은 선거를 통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중투쟁을 통해서 노동자들은 노예의식을 떨치고 사회 발전의 주역이자 회사의 주인으로서의 의식을 가지는 변화를 겪게 되기 때문에, 대중 투쟁을 통한 노동자권력 쟁취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대중 투쟁의 토대는 현장에서의 노동자 요구에 기반한 투쟁이며, 이러한 투쟁은 임금인상이나 고용안정 등 경제적 요구를 앞세운 투쟁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정치적-사회적 사안과 연계한 투쟁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 대중의 요구에 기반한 연대투쟁, 공동투쟁을 통해 투쟁을 확산시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그러한 투쟁 속에서 전국적 투쟁 지도부, 노동자권력의 맹아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노동자 투쟁은 조직화, 의식화의 관점에서 준비되고, 진행되며,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선거를 통한 노동자권력 쟁취와 사회주의 건설’은 공허한 주장이거나, ‘사회주의’적 정책에 대한 홍보를 통해 국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겠다는 개량주의 정당으로의 길을 닦기 쉬울 것입니다. 또한, ‘시민 일반’을 대상으로 한 지지 획득 시도나 ‘여론 형성’을 통한 사회적 압력 등은 분명한 한계를 지니며, 기존 개량주의 정당의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큽니다.


사회변혁노동자당이 ‘등록정당’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회주의를 알리는 것에 한계가 있을까요? 저는 각종 노동자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 싸우는 사회변혁노동자당을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 사회변혁노동자당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등록정당’이 되기 위한 활동을 통해 사회변혁노동자당을 더욱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하지만, ‘표를 구걸하는 등록정당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은 결국 주관적 의지일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3. 사회주의 대중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등록정당’을 제기한 초기의 고민은 사회주의를 좀 더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했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사회주의를 알리는 것이 단지 ‘사회주의’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일까요? 중요한 것은 사회주의가 지향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러시아혁명을 이끌었던 레닌이 속한 당은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이었으며, 레닌은 계속 러시아에서의 ‘사회민주주의 혁명’을 주장했는데, 그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라고 비판할 수 있습니까? ‘사회주의 대중화’라는 것이 시민들에게 ‘사회주의 사회의 정책 내용’을 홍보하고 그러한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하나둘 모으는 것일까요?


사회주의란 자본가 정권이 하지 않는, 또는 하지 못하는 여러 노동자적, 민주주의적, 사회복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노동자권력을 쟁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노동자 민중이 원하는 그러한 정책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알고 그러한 사회를 원하지만, 그러한 정책을 실현할 정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한 정부는 바로 노동자 대중 투쟁 속에서, 노동자 투쟁의 확대를 통해 이룰 수 있음을 알려내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기에 노동자 투쟁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사회주의 대중화는 가능할 것입니다.



4. 마무리하며


짧은 내용 속에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등록정당’의 문제, ‘사회주의 대중화’ 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자세한 근거나 내용들을 쓰지 못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의 논쟁으로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없다고 보기에, 지속적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정치캠프와 별도로, 사회변혁노동자당 활동을 보면서 느낀 점에 대해 한 가지 제안을 드리면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전 세계적인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속에서 개별 자본의 경쟁 시스템을 막는 것은 결코 개별 국가 내에서 실현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노동자 혁명정당은 국제 노동자 투쟁에 대한 지지, 연대, 공동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사회변혁노동자당이 국제적 노동자 투쟁과 관련해 좀 더 활발한 사업을 펼치는 게 어떨지 제안해 봅니다.


정치캠프를 준비하신 모든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제 글이 사회변혁노동자당에 대한 단순한 비판이 아닌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투쟁하는 동지적 관점에서 쓴 글임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k2s0o1d6e0s8i2g7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