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가 드러낸 적나라한 결과
- 조택상 前인천동구청장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에 부쳐
지난 5월 30일, 정의당 인천시당 소속 조택상 씨가 정의당을 탈당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공모에 지원했다고 한다. 2010년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인천 동구청장을 지냈고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에 정의당으로 출마한 이가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이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큰 충격과 아쉬움을 표명했고,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는 그의 행보를 ‘정치적 배신행위’라 칭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으로 갔다. 정리해고제와 파견법을 한국 사회에 관철한 당, 공공부문을 자본의 먹잇감으로 던져버린 당, 그 결과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등장시켰음에도 다시 한 번 묻지 마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바로 그 당이다. 어디 이뿐인가. 새누리당과 거듭 야합하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당, 총선 전 원샷법을 새누리당과 합의 처리하며 ‘노동자 죽이는 기업구조조정’의 물꼬를 튼 당, 총선이 끝나자마자 구조조정에 있어 정권과 보조를 맞춘 당이다.
정의당 인천시당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신의를 바탕으로 야권연대를 함께 만들어온 6년의 역사”를 공유한다. 우리는 이 해프닝에서 ‘야권연대’의 적나라한 결과를 보고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이래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정의당은 오늘날의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국민의당과 적극적으로 연대해왔다. ‘이명박·박근혜 반대’, ‘한나라당·새누리당 반대’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은 권좌에 앉아 자신을 향해 칼을 휘두른 현재의 야권을 지지해야 했다.
그리고 그 지지를 앞장서서 선동한 것은, 다름 아닌 조택상 前 동구청장의 ‘배신’에 분노하고 있는 정의당 자신이다. “인천시당의 대표정치인” 조택상의 탈당에 아쉬움을 표하는 정의당에 묻고 싶다. 지난 6년간 쌓아온 더불어민주당과의 신의를 바탕으로 또다시 2017년 대선에서 연대할 것이라면, 그 사람이 정의당 소속이든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든 무엇이 그리 중요한가. 어차피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통한 연립정부 구성을 천명해왔지 않은가.
정의당 인천시당은 “신의를 바탕으로 야권연대를 함께 만들어온 6년의 역사”를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신의’를 언급하는 데에, 변혁당 인천시당은 참혹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그 말대로, 정의당 인천시당은 야권연대의 중심이었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광역시도당 차원의 연대를 가장 먼저 합의한 것 역시 정의당 인천시당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 진압책임자인 윤종기를 양당 단일후보로 선출한 것 역시 정의당 인천시당이다. 그리고 그 적극적 연대의 결과, “정의당 인천시당의 대표정치인”은 더불어민주당으로 갔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묻지 마 야권연대’가 드러낸 적나라한 결과이자, 정치를 의회진출과 동일시해온 ‘진보정치’가 다다른 막다른 골목이다.
노동자계급 스스로를 주체로 세워내지 못한 결과 노동자계급이 만들어낸 정치인은 아래로부터의 통제에서 독립했고, 자신을 더 높은 출세로 이끌어 줄 양지를 찾아갔다. 우리의 정치는 의회주의와 야권연대에 엄중한 평가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막다른 곳에 부딪힌 자본주의를 넘어서자. 그 힘을 아래로부터 형성하자. 이것이 우리 정치의 전제다.
2016년 6월 1일
사회변혁노동자당 인천시당